'은행마다 제각각' 금리인하요구권 손 본다


은행마다 제각각인 금리인하요구권의 신청 요건과 수용 기준 등이 통일된다. 금리인하요구권은 대출을 받은 사람이 취업이나 승진, 재산 증가 등으로 신용도가 개선됐을 때 금융사에 대출금리를 내려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이다. 2019년 6월 처음 법제화됐지만 은행마다 운영 기준이 달라 소비자의 불만이 많았다.


8일 금융당국과 은행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최근 은행들과 금리인하요구권 운영 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논의에 착수했다.


먼저 소비자에게 금리인하요구권에 대한 안내와 설명을 보다 내실 있게 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은행이 대출 기간 동안 금리인하요구권에 대해 주기적으로 안내하거나 소비자의 신용점수가 오르면 금리인하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먼저 알려주는 식이다. 은행이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고객에게 ‘우대금리를 받은 경우 금리 인하가 제한될 수 있다’거나 ‘대출받은 지 3개월이 지나야 신청할 수 있다’는 식으로 잘못 설명하는 사례가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금리인하요구권 운영 요건을 소비자가 이해하기 쉽게 통일하거나 합리화하는 것도 목표다. 지금은 은행마다 신청 자격이나 적용 가능 상품 등을 다르게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는 원칙적으로 차주의 신용 상태가 개선됐다면 별다른 제한 없이 금리인하요구권을 신청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 심사와 결과 통보 때에도 은행이 기준을 보다 투명하게 운영하고 소비자에게 결과를 더 상세하게 설명하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주기적으로 은행들의 금리인하요구권 운영 관련 내용을 공시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금감원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SC제일·씨티·기업은행과 케이뱅크·카카오뱅크 등 은행들의 금리인하요구권 접수 건수는 2017년 11만 371건, 2018년 22만 8,558건, 2019년 47만 8,150건, 2020년 상반기 33만8,082건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수용률은 2017년 41.5%, 2018년 26.6%, 2019년 29.9%, 2020년 상반기 32.5% 수준이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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