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자산가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부동산보다는 주식투자에 더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주식 비중을 늘렸다고 응답한 자산가들이 절반가량 차지했으며 올해 주식시장의 완만한 상승을 예상하는 전망이 우세했다. 향후 자산 구성을 변경한다면 “부동산보다 금융자산의 비중을 늘리겠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우리나라 부자와 대중 부유층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 실시한 온라인 설문 조사를 통해 ‘2021 Korean Wealth Report : 부자와 대중 부유층의 자산 관리 트렌드’를 8일 발간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부자(금융자산 10억 원 이상 보유)와 대중 부유층(금융자산 1억 원 이상 10억 원 미만 보유)의 자산 관리를 비교분석했다.
부자와 대중 부유층이 체감하는 경기 전망은 부정적인 편이었다. 실물 경기의 경우 응답자의 61%가, 부동산 경기의 경우 52%가 앞으로 더 안 좋아질 것이라고 응답했다. 부정적 경기 전망을 바탕으로 부자와 대중 부유층의 절반 이상은 올해 ‘현재의 자산 구성을 유지하겠다’고 밝히며 ‘관망하겠다’는 태도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시장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부자들의 34%, 대중 부유층의 41%가 주식시장의 완만한 상승을 예상했고 현 상태로 상당 기간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도 부자의 30%, 대중 부유층의 33%에 달했다. 부자의 53%, 대중 부유층의 48%가 코로나19 이후 주식투자 비중이 늘었다고 밝혔다. 또 부자의 64%, 대중 부유층의 61%가 현재 주식투자를 하고 있는 중이라고 답했다.
자산 구성을 변경할 계획인 경우 부동산보다는 금융자산의 비중을 늘리겠다는 경우가 더 많았다. 특히 부동산 고액 자산가(보유 부동산 자산 50억 원 이상)의 29%는 부동산 비중을 줄이겠다고 응답해 부동산 관련 세금 부담이 가중되면서 부동산 자산에서 금융자산으로 리밸런싱을 계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부자와 대중 부유층이 투자할 계획인 금융 상품으로는 단기금융 상품, 지수 연계 상품, 정기예금, 주식 직접투자, 외화 자산(해외 주식, 해외 채권, 달러 등) 순으로 단기금융 상품과 정기예금 등 안전 자산과 예비성 자금은 여전히 부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상품이었다.
이수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부자들과 대중 부유층들은 자산 리밸런싱에 대한 관망세가 우세한 가운데, 부동산보다는 금융자산으로 관심이 옮겨온 경향이 있다”며 “단기금융 상품과 예금의 비율을 일정 부분 유지하면서 국내 및 해외 주식, 지수 연계 상품, 주식형 펀드 투자를 통해 적극적으로 수익을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부동산 거래의 경우 부자들은 정책 변화에 상관없이 ‘현 상태를 유지하겠다’는 응답 비율이 높았다. 매입의 경우 ‘매입할 계획이 없다’는 응답이 43%에서 56%로, 매각의 경우에도 ‘현 상태를 유지하겠다’는 응답이 51%에서 56%로 늘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김현진 기자 star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