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예탁금이 하루 사이에만 5조 원 이상 증가하며 약 한 달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등 공모주 청약을 위한 ‘대기성 자금’이 몰린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일 투자자예탁금은 전날보다 5조 3,323억 원(8.57%) 증가한 67조 5,325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월 1일(68조 2,912억 원) 이후 가장 많은 액수다.
투자자예탁금은 금융 기관이 주식 매매, 공모주 청약 같은 목적을 위해 투자자로부터 받은 돈을 말한다. 지난 한 달 사이엔 투자자예탁금이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여왔다. 코스피 횡보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개인 투자자의 직접 투자 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그러나 갑작스레 투자자예탁금이 몰린 배경으론 SK바이오사이언스의 공모주 청약이 영향을 줬다는 해석이 나온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오는 9~10일 이틀간 NH투자증권·미래에셋대우 등 6개 증권사를 통해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다. 올해 최대 IPO 최대어로 꼽히면서 공모 주관사에 계좌를 열려는 투자자들의 수요가 몰렸다는 전언이 나온다.
지난해 빅히트·카카오게임즈 등 주요 IPO 종목들이 공모주 청약을 진행했을 당시에도 투자자예탁금이 급증하는 경향이 나타난 바 있다. 이들 공모주에 청약하기 위해 개인 투자자들이 증권사에 맡긴 돈이 급격히 늘어난 영향이다. 가령 카카오게임즈가 청약을 진행하기 직전인 지난해 8월 31일엔 투자자예탁금이 60조 원을 넘기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당시 카카오게임즈는 총 58조 원의 청약 증거금을 동원했다. 이후 청약 마지막 날인 그해 9월 2일엔 예탁금이 48조 원대로 감소했다.
/심우일 기자 vit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