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여론조사에서 단숨에 차기 대선 지지율 1위로 올라섰다. 이번 여론조사는 윤 전 총장이 지난 4일 “정의와 상식이 무너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며 총장직 사퇴 의사를 표명한 직후인 5일 이뤄졌다. 정치 평론가들은 이 같은 결과에 윤 전 총장이 문재인 정부와 여당 등 ‘절대 권력’에 저항한 결과라고 진단했다. 또 ‘반문(문재인)의 아이콘’으로 부상한 만큼 앞으로도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면 떨어질수록 더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의 의뢰로 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23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권 주자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윤 전 총장은 32.4%로 1위를 차지했다. KSOI가 실시한 조사에서 윤 전 총장이 1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24.1%,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4.9%로 집계됐다. 직전 조사(2월 26~27일) 결과와 비교하면 2위였던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14.5%포인트 오른 반면 1위였던 이 지사의 지지율은 4.3%포인트 주저앉았다. 3위를 기록했던 이 대표는 0.9%포인트 상승했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윤 전 총장은 문 대통령이라는 절대 권력에 맞서는 모습을 보이고 헌법 정신과 법치 시스템을 지키겠다는 강렬한 메시지를 내면서 지지율이 크게 올라갔다”며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면 이 대표의 지지율은 동반 하락할 수 있지만 반대로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오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야당은 반색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8일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내가 보기에 윤 전 총장이 ‘별의 순간’을 잡은 것 같다”고 강조했다.
/임지훈 기자 jhlim@sedaily.com, 김혜린 기자 r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