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全직원에 800만원 쏜다" IT인력 급여인상 릴레이 합류한 SKT

임협타결금 전직원에 800만원
연봉·인센티브 지급기준 합의
인재유치 경쟁 ICT전체로 확산
KT·LGU+도 인상압박 커질듯

SK텔레콤(017670)이 사상 최대 규모의 임금협상 타결금 800만원을 전 직원에게 지급하며 게임업계 중심으로 이어져 오던 임금인상 릴레이에 합류했다.


정당한 성과급 반영을 원하는 임직원들의 요구와 인재 영입 경쟁에 따른 연봉 인상 도미노 현상이 게임·플랫폼 업계를 넘어 전통 정보통신기술(ICT) 업계로까지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비록 일회성이긴 하지만 SK텔레콤이 임금협상 타결금을 지급한 만큼 경쟁사인 KT(030200)와 LG유플러스(032640) 등도 급여인상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한 달 간 집중교섭이 이뤄진 노사 임금협상 TF에서 임금협상 타결금 명목으로 전 직원에게 800만원을 지급하기로 잠정 합의했다고 8일 밝혔다. SK텔레콤 직원이 5,000여명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 타결금 금액은 4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매년 임단협을 통해 보너스 형태로 일정수준의 타결 축하금을 지급해 왔다. 전 직원 800만원 지급은 사상 최대 규모로 이달 중 일시불로 지급된다.





이외에도 SK텔레콤 노사는 별도로 월 20여만원 수준의 연봉을 인상하고, 인센티브 지급 기준도 타겟인센티브(TI)와 프로핏 쉐어링(PS)으로 재정비하기로 했다. 이번 개선 사항은 오는 11일 조합원 투표 등 절차를 통해 최종 확정하고 2021년 성과급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이번 SK텔레콤의 성과급 인상은 SK하이닉스부터 시작된 성과급 기준 논란과 최근 ICT 업계에 불고 있는 연봉인상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SK텔레콤 역시 지난 해 경영성과 대비 성과급이 예상보다 적다는 직원들의 불만이 고조 되는 등 홍역을 앓아 왔다. 지난 해 SK텔레콤 매출액은 18조6,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5.9%, 영업이익은 1조3,000억 원으로 같은 기간 21.8% 성장했다. 하지만 작년분 성과급이 전년 보다 20% 정도 줄어들자 노조는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SK텔레콤은 성과급 기준을 영업이익 등 대체 지표로 대신하는 등 직원 개인이 예측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안을 내놨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텔레콤의 경우 성과급 기준 문제가 이슈가 되면서 임금협상에서 노조가 강세를 보였다”며 “최근 ICT업계의 릴레이 급여 인상도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경영 성과가 크게 개선된 게임 등 ICT업계는 앞다퉈 연봉을 인상했고, 부족한 ICT 개발인력 채용을 위해 신입사원 연봉도 크게 높였다. 지난 달 1일 넥슨이 800만원 인상한 것을 시작으로 넷마블, 컴투스, 게임빌 등도 줄줄이 800만원 인상을 했다. 이어 크래프톤이 개발직군을 대상으로 2,000만원의 파격적인 연봉 인상을 하기도 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올해 임금 인상 합의안은 통신업계를 넘어 ICT 산업 전체에서 최근 치열해지고 있는 인재 유치 경쟁에서 최고의 인재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최상의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최고 수준의 인재들에 대한 보상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시장의 시선은 이제 KT와 LG유플러스로 쏠린다.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상당 수준의 급여인상을 단행한 만큼 2, 3위 사업자에 대한 압박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통업계 한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업종에서 1등 기업이긴 하지만 지난 해 경쟁 이통사들의 성과도 나쁘지 않아 구성원들의 인상 요구가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며 “게다가 최근 이통사들이 집중하고 있는 ‘디지털 전환’(DT)을 위해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 다양한 분야에 전문적인 인재에 대한 수요도 높아진 만큼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연봉 인상 등의 당근책은 필수 요소”라고 강조했다.


/노현섭 기자 hit8129@sedaily.com, 오지현 기자 oh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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