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말부터 삼성·현대차·한화·미래에셋·교보·DB 등 금융복합그룹은 건전성 악화 시 경영 개선 계획을 금융 당국에 제출해야 한다. 또 50억 원 이상 내부 거래를 하면 금융회사 소속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의 금융복합기업집단감독법 시행령 제정안을 입법 예고한다고 8일 밝혔다. 금융복합기업집단감독법은 금융복합기업의 건전성 관리 강화와 위험 관리 체계 구축을 위한 법이다.
시행령에서는 금융복합기업집단의 지정 및 해제 요건 등이 구체화됐다. 금융회사(여수신업·금융투자업·보험업)를 2개 이상 운영하면서 자산 규모 5조 원 이상인 그룹을 대상으로 한다. 현재 삼성·한화·미래에셋·교보·DB 등 6곳이다.
그룹 내 여수신업·금투업·보험업 중 자산 합계가 가장 큰 업종을 제외한 나머지 업종의 자산 총액이 5조 원 미만이거나 부실 금융회사 자산이 금융복합기업집단 자산 총액의 절반을 초과할 경우 제외하기로 했다. 금융위 측은 “카카오는 카카오뱅크가 자산 규모 5조 원이 넘는 반면 카카오페이증권은 1,000억 원대로 집계돼 제외된다”며 “네이버는 전자금융거래업만 하고 있어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금융복합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내부 거래, 내부 통제, 위험 관리 등에서 각종 규제를 적용받게 된다. 먼저 내부 거래가 50억 원 이상일 경우 금융회사 이사회의 승인을 받도록 규정했다. 금융복합기업집단의 자본적정성 비율이 100% 미만인 경우, 위험관리실태평가 결과 4등급 이하인 경우 그룹은 재무 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경영 개선 계획을 작성해 금융 당국에 제출해야 한다. 이 외에도 금융복합기업집단은 소속 금융회사 임직원이 공통으로 준수해야 하는 절차와 그룹 내에서 발생 가능한 이해 상충 방지 방안을 마련하고 내부 통제 전담 부서를 설치·운영해야 한다.
다만 이번 시행령에는 업계가 그동안 가장 많은 관심을 보여온 자본적정성 평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포함되지 않았다. 자본적정성 비율은 통합자기자본을 통합필요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100% 이상을 유지하도록 규정돼 있다. 금융위는 집단위험평가를 실시하고 평가 결과에 따라 위험가산자본을 통합필요자본에 가산하도록 명시했으나 위험가산자본의 구체적인 기준에 대해서는 감독 규정에서 규정하기로 했다. 위험가산자본의 평가 기준이 높을수록 자기자본을 더 쌓아야 해 회사로서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미 법이 통과된 상황에서 차악이 될 수 있을지는 감독 규정에 달려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ji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