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 하나로 제품을 출시하고도 어떻게 마케팅할지 막막했는데, '브랜드K'를 달고 나서 공영홈쇼핑을 시작으로 창업 2년 만에 메인 홈쇼핑으로 판로를 대폭 넓힐 수 있었습니다."
1인 가구를 위한 미니 의류 건조기를 선보인 일코전자의 강희찬 대표는 지난해 성공의 계기로 자신 있게 '브랜드K'를 꼽는다. 2018년 창업 후 지난해에만 매출이 2,036% 수직 상승하며 단일 제품으로 연매출 76억 원을 달성했다. 10일 서울경제와 만난 강 대표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작은 기업 입장에서는 피해가 우려됐는데 발 빠르게 살균 기능을 탑재하고 판매 채널을 확대한 게 '신의 한수'가 됐다"면서 "1인 가구도 합리적 가격으로 살균 건조 기능을 이용할 수 있어 큰 인기를 모았다"고 말했다.
일코전자는 대우전자 출신 가전 전문가들이 모여 설립한 회사다. 사명 그대로 '1인 경제(1conomy)' 시장을 타깃한 가전 제품을 개발해 전량 국내에서 생산한다. 소형 건조기에 활용되는 열풍 배기 방식에 에너지 효율 등급이 까다롭게 적용되면서 저가 중국산 제품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반면 에너지 규격을 맞춘 일코전자에게는 큰 기회가 됐다. 지난해 5월 살균 기능이 추가된 미니 의류 건조기는 카카오메이커스에서 지난해 등장한 3,500여 개 제품 중 매출액 1위를 기록했다.
강 대표는 "신생 회사의 신유형 제품임에도 '브랜드K'를 계기로 홈쇼핑은 물론 주요 유통 채널에서 판매할 수 있었다"면서 "기존 중견 업체들의 주문자상표부착(OEM) 주문이 잇따르고 중국, 러시아, 멕시코 등으로 수출도 이어져 올해는 150억원 매출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브랜드K'를 단 초소형 프린터 '네모닉'도 성공 신화를 쓰고 있다. 프린터 네모닉은 지난해 초·중·고 선생님들 사이에서 필수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코로나19 확진자 수와 발생 지역에 따라 자주 수업 일정이 바뀌자 간편하게 시간표와 알림 사항을 뽑아 전할 수 있는 라벨 프린터가 인기를 끈 것이다. 학생들이 오답 노트를 작성하는 데 활용됐지만 이제는 시기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쓰임새가 확대되는 상황이다.
네모닉을 만드는 망고슬래브는 2019년 1기 브랜드K 선정 후 삼성전자의 갤럭시20 프로모션 상품으로 제공되면서 매출액 85억원을 넘기며 매출 규모가 1,129% 늘어났다. 정용수 망고슬래브 대표는 "교사를 대상으로 따로 마케팅을 하지 않았는데도 입소문을 타고 전국 학교 400여 곳에서 제품을 주문했다"며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말에 브랜드K를 달고 조달청, 학교장터에도 등록했다"고 말했다.
망고슬래브는 2016년 삼성전자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으로 설립된 회사다. 모바일이나 컴퓨터와 연결돼 잉크 없이 열로 접착식 메모지(포스트잇)나 라벨에 글씨와 그림을 인쇄할 수 있다. 가볍게 들고 다닐 수 있는 하드웨어에다 사용자 편의성을 올리기 위해 지속해서 PC드라이버, 모바일SDK 등 소프트웨어(S/W) 솔루션을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2019년 태국에서 열린 '브랜드K 론칭쇼'에서는 문재인 대통령 앞에서 직접 제품을 시연하기도 해 이목을 끌었다. 정 대표는 "학생, 교사는 물론 라벨을 많이 쓰는 음식점, 꽃집 등 자영업자들까지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네모닉 제품이 브랜드K를 달고 '아마존 런치패드'에 입점해 전세계 10개국으로 판매시장을 넓혀 올해는 해외 매출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9년 9월 태국에서 열린 ‘브랜드K 론칭쇼’에서 정용수(왼쪽 첫번째) 망고슬래브 대표가 문재인(가운데) 대통령과 당시 홍보대사인 박지성 전 국가대표에게 네모닉 제품을 시연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기자 nowligh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