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파이 '강수'에 카카오엔터 韓·글로벌 음원 계약

스포티파이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옛 카카오M·이하 카카오엔터)가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 음원 협의를 마쳤다. 글로벌 시장에서 음원 재계약을 포기하는 스포티파이의 ‘강수’에 카카오엔터가 한 발 물러선 모습이다. 스포티파이가 국내 최대 음원 유통사인 카카오엔터와 계약에 성공하며 현재 1% 수준에 머물고 있는 음원 스트리밍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업계 이목이 쏠린다.



스포티파이

11일 스포티파이와 카카오엔터는 “글로벌 음원 라이센싱 재계약에 대한 협의를 마쳤다”고 밝혔다. 이로써 카카오엔터 음원은 한국 포함 전 세계 스포티파이에서 제공된다. 스포티파이 관계자는 “카카오엔터 아티스트의 음악을 170개 국가 3억4,500만 명 이상 스포티파이 청취자에게 다시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아티스트, 레이블 및 권리자 단체와의 협업을 통해 한국 음원 스트리밍 생태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카카오엔터 관계자는 “국내외 파트너들은 물론 이번 스포티파이와의 협업을 통해 더 많은 세계 음악팬들이 K팝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대한민국 음악산업의 성장과 안정적인 창작 생태계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스포티파이는 지난 1일 글로벌 시장에서 카카오엔터 음원 공급을 중단했다. 양사는 지난 2월 스포티파이의 한국 진출 이전까지 국내를 제외한 세계 시장에 음원을 서비스해왔는데, 스포티파이 측이 한국 시장과 글로벌 시장 음원을 함께 계약하자며 기존 글로벌 계약 갱신을 거부한 것이다. 카카오엔터 모회사인 카카오는 국내 1위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인 ‘멜론’을 운영하고 있어 스포티파이와의 국내 유통 계약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포티파이가 강수를 두자 카카오엔터는 소속 아티스트들의 반발에 직면했다. 힙합 그룹 ‘에픽하이’ 멤버 타블로는 SNS를 통해 공개적으로 불편한 심경을 내비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스포티파이가 글로벌 1위 플랫폼인 만큼 카카오엔터는 물론 소속 아티스트들의 음원 수익에 큰 타격이 갔을 것”이라며 “카카오엔터가 ‘고객’인 아티스트들의 반발을 감당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업계는 국내 최대 음원 유통사 카카오엔터와 계약에 성공한 스포티파이의 향후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국내 상륙한 애플뮤직은 끝내 카카오엔터와 계약에 실패하며 존재감이 사라졌지만, 이제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스포티파이는 지난 2월 월 이용자(MAU) 기준 국내 점유율이 1% 이하로 알려져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엔터와 협의로 스포티파이도 대부분의 국내 음원을 갖추게 됐다”며 “이제부턴 가격경쟁력과 기술력의 싸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윤민혁 기자 beheren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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