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AZ)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 받은 20대 남성이 부작용으로 척수염이 발병해 고통받고 있다는 청원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다. 청원인은 정부에 "코로나19 백신 부작용 인정과 보상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묻고 싶다"고 따져 물었다.
지난 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코로나 백신 부작용 인정 및 보상이 정말로 가능한지 의구심이 듭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이 청원은 10일 현재 6,000여명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건강한 20대 남성인 사촌 동생이 AZ 백신 접종 후 이상 증세로 입원 중"이라고 주장했다.
청원인에 따르면 그의 사촌 동생은 기저질환 없으며 백신을 맞기 전까지 건강한 상태였다고 한다. 접종 한 달 전 건강검진에서도 특이 소견이 없었다. 청원인은 “사촌 동생이 지난 4일 근무하는 병원에서 AZ 백신을 맞은 뒤 당일 밤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10여 차례의 구토와 발열로 인근 병원 응급실에 갔다가 다음날 중환자실에 입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청원인은 의사로부터 “면역계통 부작용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고, 의학적으로 봤을 때 뇌나 척수쪽에 병증이 의심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6일 담당 교수는 사촌 동생이 예전부터 해당 병증을 갖고 있었을 확률이 높다며 코로나19 백신과의 인과관계를 부정했다고 한다. 청원인은 “원래부터 장애가 있었던 환자로 취급하고 산정특례를 권유하면서 8일에 퇴원이 가능하다는 전혀 상반된 2차 소견을 받았다”고 전했다.
지난 7일 청원인의 사촌 동생은 일반병실로 옮겨졌지만,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걸을 수 없는 상태였다고 한다. 청원인은 "8일 각종 재검사를 받았지만 병원 측에서는 백신과는 관계없이 기존에 있는 허리디스크 증상이라는 소견을 또다시 말했다"며 "(사촌 동생은) 지난달 건강검진을 받았고, 허리디스크나 척수 염증 등 병증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청원인은 질병관리청 콜센터에 문의했다. 그는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선택사항으로, 본인 선택으로 접종받은 것이고 해당 문제에 대해 도움 줄 수 있는 게 없으니 병원과 해결하라는 무책임한 안내를 받았다"며 "의료업종 종사자는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지 않으면 근무를 할 수 없어 '선택사항'이라는 안내는 굉장히 불쾌했다"고 지적했다. 청원인은 "20대 중반의 건강한 남성이 하필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에 기막힌 우연으로 척수염증이 생길 가능성이 얼마나 되느냐"며 "우연에 의한 질병으로 결론 내리면 백신 접종자와 가족들은 수긍할 수밖에 없는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아울러 그는 "정말로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이상증세에 대해 인과관계를 인정해주실 의향이 조금이라도 있는 것인가"라며 "백신에 대한 안전성을 강조만 하지 말고 그 부작용 대한 인정과 보상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묻고 싶다"고 호소했다.
이에 질병청은 참고자료를 통해 "지난 4일 예방접종 후 당일 나타난 증상이 심해져서 입원 치료 중인 사례"라며 "접종 초기인 5일에는 (이상반응을) 신고한 의료기관에서 예방접종과 관련성을 높게 보지 않았다"고 전했다.
질병청은 "이후 (이상반응 신고자의) 신경계 증상이 지속돼 9일 현장 역학조사를 실시했으며, 접종과의 관련성에 대해 시·도의 평가가 진행 중"이라면서 "향후 피해조사반 회의에서 예방접종과의 인과성을 평가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피해보상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질병청은 민원인이 '병원에서 부작용이 아니라고 하면 어떻게 부작용을 증명할지'를 질의한 데 대해서는 "(접종과 발병의) 인과관계는 병원 의료진 판단(에 있으며), 보건소 (신고를) 안내했다"면서 "추후 상담 과정에서 민원인의 오해가 없도록 상담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사례는 아직 인과성에 대한 피해 보상 신청이 접수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