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만 65세 이상에게도 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다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당장 이달부터 요양병원·요양시설의 종사자 및 입원·입소자 가운데 만 65세 이상도 이 백신을 맞게 된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11일 이 같은 내용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후속 접종계획을 내놓았다. 추진단은 전날 '제6차 예방접종전문위원회'에서 시행 계획을 확정했다.
◇ AZ백신, 고령층에서 예방 효과…화이자 백신과 유사한 수준
전문위는 영국과 스코틀랜드에서 수행된 고령층 대상 평가 결과를 검토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코로나19 확진자의 입원과 중증 진행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결론 지었다. 이에 만 65세 이상에게도 해당 백신의 사용을 권고했다.
영국에서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70세 이상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차 접종을 받고 28∼34일 뒤 60% 이상, 35일 이후 73%의 예방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이자 백신의 경우 1차 접종 28∼34일 뒤 61%의 예방효과를 보였는데 이와 비슷한 수준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간격이 최장 12주이기 때문에 아직 2차 접종 후의 효과와 사망 위험률 감소 분석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차 접종 후에 코로나19에 걸렸을 때 70대 이상의 입원위험은 37%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스코틀랜드에서 수행한 연구 결과에서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차 접종 28∼34일 뒤 최대 94%의 입원 예방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화이자 백신의 예방 효과(최대 85%) 보다 높은 수치다.
추진단은 이번 심의 결과를 바탕으로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만 65세 이상 입원·입소자와 종사자 약 37만6,000명에 대해서도 이달 중 예방접종을 시행할 예정이다. 만 65세 미만을 대상으로 한 접종은 지난달 26일부터 시행 중이다.
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공급 상황과 효과를 고려해 2차 접종 예약일 기준을 현재 최소 8주에서 10주로 변경한다. 접종 간격이 기존 8∼12주에서 10∼12주로 조정되는 것이다. 지난달 10일 세계보건기구(WHO) 전문가전략자문그룹(SAGE)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접종 간격이 길수록 효과가 높아진다고 밝힌 내용을 반영한 것이다.
◇ 1차 접종 뒤 감염자는 격리해제 후에 2차 접종 가능
예방접종전문위는 전날 회의에서 1차 접종을 한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과 중증 전신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 증상을 보인 사람에 대한 2차 접종 실시기준도 심의했다.
1차 접종 뒤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에 대해서는 2차 접종을 실시하되 격리해제된 후에 시행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만일 확진자가 수동 항체치료를 받았다면 치료 뒤 최소 90일 이후에 접종을 하게 된다. 이외에는 백신별 접종 권장 간격에 맞춰 접종하도록 권고했다. 이에 더해 전문위는 회복후 접종은 개인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진행할 것을 요청했다.
1차 접종자 중 아나필락시스 반응을 보인 사람은 2차 접종을 시행하지 않기로 했다. 2차 접종 백신을 다른 플랫폼 백신으로 접종하는 교차 접종 방식에 대해 효과가 있다는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에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이다.
예방접종전문위는 이와 함께 직업 특성상 해외출입이 잦지만 자가격리 예외를 적용받는 항공 승무원을 2분기 예방접종 대상에 새로 포함시켰다. 해외유입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한 결정이다. 이에 따라 국내 항공사 소속 국제선 여객기 승무원 등 약 2만여명이 2분기 접종 대상에 포함된다.
한편 추진단은 예방접종전문위 심의 결과에 따라 '2분기 예방접종 계획'을 수립해 다음 주 발표할 예정이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