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65세 이상 고령층에도 아스트라제네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결정하고 접종 간격을 8주에서 10주로 늘려 1차 접종 속도를 높인다. 백신 접종 효과와 백신 물량 등을 감안해 접종 간격을 늘려 1차 접종에 2차 접종분을 미리 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1일 65세 이상 고령층에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접종을 결정한 데 이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접종 간격을 8주에서 10주로 2주 늘렸다. 접종 대상자는 첫 접종 이후 10주 간격을 두고 2차 접종 예약일을 안내받으며 앞뒤 2주간 날짜 변경이 가능하다. 전날 코로나19 백신 물량 중 2차 접종분을 1차 접종에 활용한 데 이은 조치다. 백신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총 두 번 맞아야 하는 백신의 2차 접종용 비축분을 1차 접종에 미리 사용함으로써 접종에 더욱 속도를 내려는 전략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1차 접종만으로도 높은 예방 효과를 낸다는 점도 이 같은 결정의 배경이 됐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이 인용한 영국의 고령층 대상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연구 자료에 따르면 70세 이상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차 접종을 받고 28~34일 뒤 60% 이상, 35일 이후 73%의 예방 효과가 있었다. 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차 접종 후 코로나19로 인한 입원 위험은 37%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요양 병원과 요양 시설에 계시는 65세 이상 입원·입소자 분들에 대해서 예방접종 동의 여부를 이번 주부터 조사한다”며 “다음 주까지 조사를 완료하고 접종 동의를 하신 분들에 대해서 백신을 배정해서 예방접종을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접종 대상자는 총 37만 6,000여 명이다.
아울러 정부는 집단면역 형성을 위해 직업 특성상 해외 출입이 잦지만 자가 격리 예외를 적용받는 항공 승무원을 2분기 예방접종 대상군에 포함했다. 해외에서 창궐하는 변이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우리나라 항공사 소속 국제선 여객기 승무원 등 약 2만여 명이 대상이다. 방대본에 따르면 이날까지 공개된 국내 주요 변이 감염자는 총 257명이다. 최근 집단 발생, 지역사회 전파, 다수 감염 사례가 나타나고 있어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정부는 2분기 우선 접종 대상자 접종 계획을 오는 15일 발표한다. 2분기 우선 접종 대상자는 △65세 이상 노인 △장애인·노숙인 등 시설 입소자 및 종사자 △2~3월 접종 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보건 의료인 등 940만여 명이다. 이날 정부는 6월까지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백신 추가 물량 805만 명분의 공급 일정을 확정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455만 명분, 화이자 백신 350만 명분이다.
한편 코로나19 예방접종전문위원회는 1차 접종 후 코로나19로 확진받은 사람 및 아나필락시스 반응자에 대한 2차 접종에 대한 세부 실시 기준을 심의해 1차 접종자 중 아나필락시스 반응이 나타난 접종 대상자는 2차 접종을 시행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 다른 플랫폼 백신으로의 교차 접종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게 위원회의 설명이다.
/우영탁 기자 ta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