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불붙인 '왕좌의 게임'…이베이 인수전 더 뜨거워진다

[쿠팡發 유통 빅뱅]<상> 쿠팡 vs 反쿠팡…막오른 '錢의 전쟁'
독보적 1위 없는 e커머스 시장
쿠팡 상장으로 합종연횡 가속
네이버-이마트 지분교환 이어
업계 3위 이베이 향방 관심 커져
신세계·카카오 등 유력후보 거론

쿠팡의 미국 뉴욕 증시 상장을 하루 앞둔 10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 앞에 쿠팡 상장을 알리는 대형 현수막이 태극기와 함께 게시돼 있다./사진 제공=쿠팡

쿠팡의 뉴욕 증시 상장이 대한민국 온오프라인 유통판을 뒤흔드는 대대적인 지각변동의 방아쇠가 됐다. 지난해 말 쿠팡의 미국 증시 상장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부터 쿠팡에 맞설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반(反)쿠팡 연대 전선의 합종연횡이 본격화됐다. 독보적인 1위가 없는 국내 e커머스 시장에서 쿠팡이 탄탄한 현금력으로 물류 투자를 예고한 데 이어 이베이코리아 인수 시 카카오, 신세계그룹(SSG닷컴) 등 온라인 쇼핑 후발주자까지 ‘톱3’로 올라설 가능성마저 제기되면서 그야말로 e커머스 시장은 치열한 생존경쟁 국면을 맞게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 상장을 통한 대대적인 투자로 쿠팡 대 반(反)쿠팡 연대가 생존을 위한 속도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쿠팡은 이번 신주 발행을 통해 45억 5,000만 달러(약 5조 1,700억 원)를 확보해 우선 그간 경쟁력이 높지 않았던 패션·뷰티·가전 카테고리를 확정하는 동시에 오픈마켓 확대를 위해 물류 투자를 강화한다. 쿠팡의 대대적인 투자는 국내 e커머스 산업의 혁신을 가속시키는 동시에 네이버·카카오·신세계는 물론 그간 직접적인 경쟁 관계가 아니었던 무신사·하이마트 등 ‘카테고리 킬러’ 몰까지도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쿠팡의 성장세는 파죽지세로 지난해 거래액 성장률은 91%를 기록했다. 이는 아마존(38%), 알리바바(30%), 이베이 글로벌(19%)과 비교해도 월등한 수치다. 로켓와우멤버십·로켓프레시·쿠팡이츠 등 신규 서비스 확장 전략이 유효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쿠팡의 높은 고객 충성도도 쿠팡이 시장 지배자가 될 수 있는 증거가 된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쿠팡 활성 고객의 32%가 로켓와우 회원이고 이들은 구매 빈도가 일반 회원 대비 4배 더 높다”며 “향후 로켓와우 회원에 대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더 다양한 서비스를 보완·제공할 것으로 알려져 고객 충성도는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쿠팡 상장이 경쟁을 촉발시켜 e커머스 시장은 합종연횡을 통한 대형 편대 구축에 들어갔다. 쿠팡은 e커머스 업체로 전환한 뒤 소프트뱅크의 투자를 기반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해 플랫폼의 완성도는 물론 물류 체계의 혁신까지 이뤄냈다.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부어 유통 프로세스의 전반을 아우르는 ‘멀티 플레이어’로 성장한 것. 여기에 확고한 플랫폼 파워를 기반으로 한 확장성 역시 무궁무진하다. 쿠팡의 모델을 쫓기에는 워낙 많은 자금이 필요한 탓에 다른 유통 업체들은 서로 손을 잡아 경쟁력을 높일 묘안을 짜내고 있는 것이다.


먼저 국내 최대 플랫폼인 네이버와 오프라인 강자인 이마트가 이르면 다음 주 지분 교환을 예고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10월 네이버와 CJ그룹이 문화 콘텐츠와 물류 분야에서 포괄적 전략 제휴 관계를 맺으면서 총 6,000억 원대 주식을 맞교환한 전례를 들어 이번에도 지분 교환 방식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와 이마트는 지분 교환으로 식품 카테고리를 확장하는 동시에 당일 신선 식품 배송 서비스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궁극적으로 온오프라인 전통 강자의 혈맹으로 오프라인 매장까지 활용한 ‘옴니채널’로 변신할 수 있다. 네이버와 이마트가 연합하면 ‘플랫폼-오프라인-물류’의 삼각 편대를 활용할 수 있는 구심점을 만들 수 있다. 네이버는 CJ대한통운의 지분 7.85%를 가진 3대 주주다.


또 ‘다크호스’로 떠오를 수 있는 이베이를 인수할 경우 카카오, 쓱닷컴 등 후발 주자로 단번에 톱 3위권으로 올라설 수 있다. 당장 이베이가 누구 품에 안기느냐에 따라 시장 선도 업체가 바뀔 수도 있다. 신세계와 카카오는 이베이코리아 인수 유력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만약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를 품으면 SSG닷컴의 거래액은 지난해 4조 원에서 24조 원으로 단숨에 올라서게 된다. 시장점유율도 3%에서 15%로 훌쩍 뛰게 돼 네이버·쿠팡과 어깨를 견줄 수 있게 된다. 카카오톡은 네 번째 탭으로 ‘카카오쇼핑’을 추가하는 등 올해 e커머스 시장을 본격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쿠팡으로 e커머스 업계에서 몸집 불리기 필요성이 대두된 상황에서 이베이를 인수하면 단숨에 시장 3위로 올라설 수 있는 가능성까지 열리면서 국내 e커머스 시장에서 합종연횡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리 기자 boris@sedaily.com, 박민주 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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