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연 박철완 "금호석유 이사회, 오너 경영권 견제 실패"

박찬구 회장에 공개적으로 포문
"신사업 진출·지배구조 개편
2025년까지 시총 20조 달성"

금호석유화학 경영권 분쟁에 나선 박철완 상무가 11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있다./연합뉴스


삼촌인 박찬구 금호석유(011780)화학 회장을 상대로 경영권 분쟁을 일으킨 박철완 상무가 11일 “기업은 오너 일가의 전유물이 아니다”라며 “현 이사회는 부적절한 투자 결정을 걸러내고 경영진의 배임을 막는 등 경영권을 견제하는 데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박 회장 등 현 경영진과 이사진을 향해 공개적으로 날을 세운 것이다.


박 상무는 이날 서울 중구 조선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서 이같이 주장했다. 박 상무는 배당 확대와 이사진 교체 등을 주주 제안으로 제시한 상태다. 오는 26일 정기 주주총회에 정식 안건으로 상정돼 회사 측이 낸 안건과 표 대결을 벌일 예정이다.


박 상무는 그간 ‘삼촌에 반기를 든 조카’라는 세간의 시선에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그는 “이번 주주 제안은 가족 간 분쟁이나 조카의 난이 아니다”라며 “조직 구성원의 한 사람, 주주의 한 사람으로서 주주 제안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박 상무는 금호석화 지분 10%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다. 박 회장(6.7%)과 박 회장의 아들인 박준경 전무(7.2%)보다 많다. 박 상무는 “저는 비운의 오너 일가도 아니고 삼촌과 분쟁하는 조카도 아니다”라며 “오히려 조직 구성원이자 최대주주 위치를 최대한 활용해 금호석화의 도약을 이끌어내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상무는 2025년까지 현재 7조 원 규모인 시가총액을 20조 원으로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2차전지 소재 등 신사업에 진출하고 유망 기업 인수합병(M&A)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사회 이사진을 교체해 투명한 거버넌스도 확보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을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했고 만약 이사회에 진입하게 된다면 가장 먼저 금호리조트 인수를 백지화하겠다고 밝혔다. 석유화학 회사인 금호석화와의 연관성을 찾을 수 없고 무엇보다 주주 이익에 반한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금호석화는 지난달 23일 금호리조트를 2,554억 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바 있다.


박 상무는 주총 표 대결에서 자신의 편에 설 ‘우군’을 얼마 확보했는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현 단계에서 우군을 얼마 확보했는지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회사의 장기 발전에 도움이 되고 지배 구조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재영 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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