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활황에 개발 수요가 늘어나면서 롯데쇼핑(023530)의 대규모 자산 매각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비(非) 수도권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사통팔달 입지에 위치한 대형마트 부지에 많은 투자자들의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입찰을 진행한 롯데마트 양주점 부지 매각에 부동산 자산운용사와 시행사 등 총 8곳의 기관 투자자들이 매수 의향서를 제출했다. 롯데쇼핑은 내주 중 이사회를 열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롯데슈퍼, 롭스 등 운영 중인 오프라인 매장 700여 곳 중 실적이 부진한 점포 200여 곳의 문을 3~5년 내 닫는다는 구조조정안을 발표했다. 롯데마트 양주점도 이에 따라 지난해 5월 문을 닫았다. 함께 문을 닫은 신영통점, 킨텍스점, 의정부점, 금정점 등도 올해 매각을 앞두고 있다.
이번 딜은 부동산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에비슨영의 VS(밸류애드서비스)팀이 주관하고 있다. 폐점한 점포인만큼 건물을 허물고 주거단지나 물류창고로 개발하려는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대형마트 부지는 대부분 교통이 편리하고 신도시 등 주거지 인근에 위치한 사통팔달 입지인 만큼 매력이 높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비수도권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개발이 가능한 부지가 적은 만큼 많은 수요가 몰렸다"며 "특히 롯데마트 양주점 부지는 양주신도시 인근에 위치한 데다가 근처에 학군도 발달해 있어 주거단지로도 매력이 높은 곳"이라고 말했다.
롯데쇼핑이 자산 매각에 속도를 내는 것은 이커머스(e-comerce)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려는 의도다. 최근 미국 시장에 상장한 쿠팡이 100조 원 몸값을 인정받는 등 이커머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온라인 중심으로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실탄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쿠팡, 마켓컬리, 헬로네이처 등을 통해 온라인으로도 신선 식품을 손쉽게 구매하게 되면서 최근 몇 년 간 오프라인 채널을 기반으로 한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등의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 오프라인 중심의 전통적인 유통 구조를 갖고 있는 롯데쇼핑은 지난해 9,000억 원에 육박하는 사용권 자산 손상차손을 반영하면서 6,700억 원의 순손실을 냈다. 대형마트 등 회사가 보유한 자산을 처분했을 때 실제로 회수할 수 있는 현금흐름이 기존 대비 그만큼 줄어들었다는 의미다.
부실 점포들을 정리하면서 롯데쇼핑의 수익성도 올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양주점 부지 입찰에도 장부가액(약 400억 원) 대비 높은 수준에서 매각가가 결정될 전망이다. 첫 입찰이 흥행하면서 매각 중인 다른 자산들에도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또다른 IB업계 관계자는 "롯데쇼핑이 보유한 자산 중 의정부점이나 킨텍스점의 경우 시의 지구단위계획에 묶여 있어 당장 개발이 어려운 난이도 높은 물건들"이라며 "그러나 이번 양주점 입찰이 흥행하면서 좋은 입지를 눈여겨본 투자자들이 많아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민경 기자 mk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