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램지어 '위안부 논문' 실은 학술지, 철회 고려중"

학술지 IRLE, 자체조사 시행·3월호 인쇄 늦춰
석지영 교수 "완전 삭제보단 '철회 공지' 가능성"

마크 램지어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 /연합뉴스

미국 하버드 대학 로스쿨의 석지영 교수는 마크 램지어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위안부 논문'을 실은 학술지가 해당 논문의 철회를 고려 중이라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석 교수는 지난달 26일 미 시사주간지 뉴요커에 램지어 교수 논문 사태의 전말을 기고했다. 이날 당시 기고문의 한국어, 일본어 번역본 게재에 맞춰 추가로 올린 글에서 "그 논문을 출판한 저널이 철회를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문제가 되었던 램지어 교수의 논문 '태평양 전쟁의 성 계약'은 일단 법경제학국제리뷰(IRLE) 3월호 인쇄본에 실릴 가능성이 크다. 석 교수는 논문 자체를 완전히 지우거나 삭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며, 해당 논문에 ‘철회 공지’를 덧붙이는 방식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석 교수는 공중보건에 대한 위험 등 긴급한 비상 상황으로 판단되는 경우에만 논문을 통째로 삭제하는 것이 학계의 일반적 관행인데 램지어 교수의 논문 사태가 그러한 비상 상황으로 인정되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밝혔다.



하버드대 석지영 교수 /연합뉴스

IRLE는 이 논문에 대한 글로벌 학자들의 문제 제기가 이어지자 우려를 표명했다. 이후 자체 조사를 시행하고 문제의 논문이 포함된 3월호 인쇄를 늦춘 상태다. 이 학술지는 해당 논문이 이미 온라인으로 최종 발간됐다는 이유를 들어 우려 표명과 반박문 등을 덧붙이는 조건으로 3월호에 그대로 인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쇄본이 나온 뒤 사후 철회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공개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다. 다만 IRLE의 출판사인 엘스비어 측은 최근 이진희 이스턴일리노이주립대 사학과 교수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논문 출간 기록 수정 가능성에 대해선 아직 어떤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다"고 말하며 사후 철회 가능성을 남겨두기도 했다.


한편 석 교수는 지난달 뉴요커 기고문에서 램지어 교수가 한국인 위안부 피해자들의 계약서 없이 논문을 썼다는 사실 등을 폭로했다. 해당 글은 한국어와 일본어 번역본으로 각각 뉴요커 홈페이지에 실렸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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