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 시간) 미 증시에서는 다우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나스닥이 모두 상승했습니다.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연 1.6% 초반으로 안정화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기부양책과 경제활동 재개에 대한 기대가 더해진 결과인데요.
시장의 관심은 1차적으로 16일부터 17일까지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쏠려 있습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어떤 얘기를 꺼내는냐가 관심사인데요. 월가의 예상이 계속 바뀌고 있는 만큼 오늘은 연준의 움직임을 한 번 예상해보겠습니다.
이달 초만 해도 국채 수익률 급등에 월가 안팎에서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에 대한 얘기가 쏟아졌습니다. 연준이 채권 매입총량은 유지하되 만기가 짧은 것은 팔고 긴 것을 더 사들여 전체적인 수익률을 평탄화할 수 있다는 것이죠. 미 경제 방송 CNBC는 이르면 이번 FOMC에서 이에 대한 논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했는데요.
지금은 다시 이 얘기가 잠잠해졌습니다. 대신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고 있는데요. PGIM의 그레고리 피터스는 “시장은 연준이 무엇을 할 것인지, 어떤 말을 할지에 대해 너무 큰 기대를 갖고 있다”며 “내 생각에 메시지는 일관성이 있을 것”이라고 점쳤습니다.
즉, 지금까지 해온 대로 고용과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까지는 갈 길이 멀다면서 비둘기파적인 모습을 보이겠지만 채권매입 프로그램이나 정책을 당장 언제 바꿀지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전직 연준 이코노미스트 출신인 빈센트 라인하트 BNY 멜론 애셋 매니지먼트 선임 이코노미스트 역시 “파월 의장은 (FOMC 후) 기자회견에서 시장의 움직임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자제할 것”이라며 “연준은 국채 수익률에 무관심한 척 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는 연준이 적정 수준의 금리인상은 경기가 회복된다는 좋은 신호로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갑작스럽게 금리가 급등해 시장이 마비되고 패닉이 오면 모를까, 지금은 오르내리기를 반복하고 있고 증시도 한동안 빠졌다가 오르기도 하는 상황입니다. 이날도 주요 지수가 모두 올랐죠. 이런 상황에서는 굳이 연준이 나설 이유가 없는 셈입니다. 그렇다고 바로 긴축이나 금리를 올린다는 뜻은 아닙니다.
실제 증시 전망도 좋은 편입니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선임고문은 “미국의 성장 전망이 밝다. 시장은 지금까지 국채금리 상승에 잘 대처해왔다”며 “시장은 연준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하면서 높아지는 성장이나 인플레이션에 전혀 반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분석했습니다.
앞서 나온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얘기가 완전히 틀린 얘기는 아닙니다. 금리가 시중에서 문제가 되면 당국자들은 당연히 대응책을 살펴봅니다. 그리고 이를 할지 말지를 계속 들여다보죠. 업계와 언론을 통해 이를 태핑(시험)해보기도 합니다. 그러다 상황이 진정되고 가라앉으면 다시 없던 일이 됩니다. 지난해에도 수익률곡선제어(Yield Curve Control·YCC) 얘기가 있었지만 결국 하지 않았는데요.
당국자들은 최대한 많은 카드를 갖고 있고 싶어 합니다. 채권 금리의 경우 일본을 비롯해 해외투자자들의 유입으로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 있는데요. 향후 인플레이션이 어떻게 될지도 관건입니다.
실제 인플레이션 기대가 중요한데요. 지금도 월가에서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논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한쪽에서는 연준의 목표치인 2%를 넘는 상황이 몇 달 간 지속되겠지만 결국 가라앉을 것이라고 보고, 다른 쪽은 연준이나 재무부 생각보다 더 큰 인플레이션이 올 수 있다고 합니다.
우선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측의 주장은 미국의 경기회복이 실제로 더 빨라지면서 힘을 얻고 있는데요.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올해 미국의 성장률을 각각 6.9%와 7.3%로 올려 잡았고 미국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예상보다 빨리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죠.
이날 나온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도 17.4로 전월 대비 5.3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이는 2018년 11월 이후 2년4개월 만의 최고치인데요. 그만큼 경기 회복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뜻입니다. 여기에 1인당 1,400달러의 현금지원이 포함된 1조9,000억 달러의 추가 부양책이 수요를 더 자극해 물가를 높이게 될 것이라는 논리입니다. 스트래터가스 리서치 파트너스의 회장 제이슨 트레너트는 “부양책 때문에 인플레이션 공포가 더 커질 것”이라고 했는데요.
반면 세계최대의 채권투자회사 핌코의 리비 캔트릴 공공정책 부문장은 “일시적으로 연준의 타깃인 2%를 넘는 인플레 압력을 볼 수는 있겠지만 우리는 큰 폭의 물가상승을 예상하지 않는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구조적으로 세계화와 자동화에 물가가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며 노동자들은 예전만큼 힘이 세지 않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모든 이들이 추가 부양책의 현금지급에 주목하고 있지만 이전 사례의 경우 지급액의 70%가 저축과 기존 빚을 갚는데 쓰였다”며 인플레이션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봤는데요.
이렇다 보니 앞서 마켓워치는 오디세우스가 자신을 배의 돛대에 묶고 선원들의 귀에 왁스를 발라 사이렌의 유혹을 피하게 했던 것처럼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앞으로 나갈 수 있다는 예측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이번 FOMC는 향후 금리인상 경로를 보여주는 점도표와 경제전망이 핵심입니다. 지난해 12월 전망 때는 2023년까지 제로금리가 유지되는 것으로 나왔는데요.
실업률과 인플레이션 전망치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투자자들에게는 매우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12월에 연준이 예측한 근원 소비지출물가(PCE)는 2023년에야 2.0%가 되는 것으로 나왔었죠. 근원 PCE는 연준이 정책결정에 주로 참조하는 지표죠. 이것이 어떻게 변할지가 중요한데요. 이에 맞춰 연준의 긴축이나 금리인상 시점이 달라질테니까요.
시장에서는 아무래도 좋아지는 경기상황이 반영되지 않겠느냐는 얘기가 나옵니다. 마켓워치는 “2023년에 한 번의 금리인상이 있을 수 있다는 쪽으로 (점도표가) 바뀔 수 있다”고 전했는데요. 다만, 큰 변화가 없을 가능성이 있다는 반론도 적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번 FOMC는 넘어가더라도 여름께에는 연준도 높아진 물가상승률에 곤혹스러운 상황이 될 수 있다는 건데요. ‘3분 월스트리트’에서도 전해드렸지만 인플레이션이 5월에 피크를 찍을 수 있다는 전망이 많습니다. 소비자물가지수(CPI) 기준으로는 전년 대비 4% 가까이 갈 수 있다는 건데요. 이때 본격적으로 논의가 활발해질 수 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CNBC는 “채권 및 증시 전문가들은 5~7월을 중요한 시기로 보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은 5월에 1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액션이코노믹스에 따르면 5월의 CPI는 전년 대비 3.7% 상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리하면
① 월가의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3월 FOMC서 별다른 움직임이 없을 수 있다
② 3월 FOMC에서는 점도표와 경제전망이 중요하다
③ 5~7월이 고비다. 5월에 인플레가 치솟을 것이다
/뉴욕=김영필 특파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