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외교·국방장관 오늘 동시 방한…북핵·대중 공조 주목

17일 외교·국방 장관회담…18일 '2+2' 회의 뒤 공동성명
11년만의 동시 방한…정부 "한미동맹 굳건함 재확인할 것"
북핵 문제 다룰 듯…대중국 위한 '쿼드' 가입 요청할지 주목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지난달 19일(현지시간) 워싱턴 국방부에서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AP연합뉴스

미국 국무·국방장관이 17일 방한한다. 한미 양국은 북핵 문제와 한미일 공조,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이슈를 논의할 전망이다. 한국 정부는 이번 방한이 한미동맹의 견고함을 재확인하고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지난 16일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의 방한에 대해 "동맹을 복원하고 동맹과 협력을 통해 글로벌 현안에 대한 리더십을 회복하겠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미국의 국무·국방 장관이 동시에 한국을 찾는 것은 2010년 7월 이후 처음이라며 "임기 초 첫 순방지에 한국이 포함된 것은 한미동맹의 중요성과 굳건함을 재확인하고 대내외에 분명히 선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두 장관은 17일 오후 각자 전용기를 타고 한국에 도착해 각각 한미 외교장관, 국방장관 회담을 한다. 이어 오는 18일 오전에는 외교부 청사에서 양국 외교·국방 장관이 참석하는 '2+2' 회의를 한다. 이 회의에서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대사와 로버트 랩슨 주한미국대사 대리가 지난 7일 최종 타결된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가서명식을 할 예정이다.


한미 양측은 2+2회의 결과를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생중계 기자회견도 연다. 외교장관회담과 2+2회의 의제는 한미동맹 현안과 발전 방향, 북핵을 비롯한 한반도 문제, 한미일 공조, 지역 및 글로벌 협력 등 네 가지다.


특히 미국 측이 북핵 문제에 대해 어떤 입장을 밝힐지 주목된다. 미국은 현재 대북 정책 검토를 진행 중이며 방한 기간 한국 측과 의견을 교환한 뒤 수주 내로 검토를 마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달 중순 이후 북한과 접촉을 시도했지만, 아무런 답을 받지 못한 사실을 공식 확인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담화에서 미국을 향해 "시작부터 멋없이 잠 설칠 일거리를 만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북미관계 향방에 관심이 더 쏠린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3일(현지시간)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정책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한미 양측은 이번 회담에서 한미일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지난 14일(현지시간) 국무부 대변인 명의 자료를 내고 "어떤 관계도 일본과 한국 간 관계보다 더 중요하진 않다"고 밝히는 등 한일관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연일 내놓고 있다. 미국의 이런 압박이 단절된 한일 간 대화를 복원하는 동력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다.


대(代)중국 공조와 관련한 미국의 협조 요청이 있을지도 주목된다. 미국이 한국, 일본 등 동맹국과 함께 실현하기를 원하는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비전에는 중국이 관련된 현안이 여럿이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열린 미국, 일본, 인도, 호주의 4개국 협의체인 ‘쿼드(Quad)’ 정상회의 결과에 대한 미 측의 설명이 있을 수도 있다. 쿼드는 인태 지역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데 목적을 둔 것으로 평가돼 미국이 한국에 가입 제안 등 관련 요청을 할지가 관심사다.


미국은 중국의 신장 지역 위구르족 탄압 문제 등 인권 문제도 언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중국 문제와 관련해 장관급 대화 성격상 큰 틀에서 다양한 이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며 네 가지 의제 외에 세부 내용까지 미 측과 조율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기후변화 대응, 미얀마 사태 등도 논의될 전망이다. 두 장관은 18일 오후에는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다. 이후 블링컨 장관은 청년지도자 및 언론과 화상 간담회를 하고, 오스틴 장관은 서욱 국방부 장관과 함께 현충원을 참배한다. 블링컨 장관은 18일 저녁, 오스틴 장관은 19일 오전 한국에서 출발할 계획이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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