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만 보는 코스피] 채권매입땐 기술주 '반색'...'통화완화' 원론입장땐 실망매물

코스피 거래대금 전월비 40% 급감 '관망세'
미 연준 기존 입장 반복 시 증시 실망 커질 수도
원론적 입장 나오면 횡보 국면 더 길어질 가능성도



국내 증시의 시선이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입으로 향하고 있다. 미국 금리 상승의 큰 충격을 경험했던 코스피에 16~17일(현지 시간)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결과에 따라 또다시 큰 여파가 전해질 수 있다는 관측 때문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FOMC를 앞두고 코스피의 거래 대금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실제 이날 코스피 거래 대금은 12조 7,617억 원 수준으로 집계된다. 지난 2월 26일(21조 5,049억 원) 대비 약 40.7% 급감한 것이다. 전일인 15일 코스피의 거래 대금(12조 5,809억 원)은 지난해 11월 26일 이후 처음으로 12조 원대로 내려오는 모습도 나타났다. 미국 시장금리가 금융시장의 주된 변수로 지목되는 만큼 일단 FOMC를 지켜보자는 관망세가 저변에 깔려 있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주식시장에서는 연준이 미국 국채 금리 상승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지 여부가 가장 큰 관심사로 꼽힌다. 즉 오르는 장기금리를 누르기 위해 연준이 채권수익률통제(YCC·일드커브컨트롤) 등의 시행 의사를 내비칠 수 있냐는 것이다. YCC는 금리의 일정한 상한선을 정해두고 중앙은행이 채권 매입 등을 통해 금리를 통제하는 방안을 뜻한다. 만약 연준이 이 같은 카드를 꺼내게 된다면 국내 증시에는 상당한 호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금리 상승으로 직격탄을 맞은 기술·성장주 입장에서는 더 긍정적이라는 관측이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FOMC에서 시장 안정화에 성공한다면 기술주 투자에 대한 심리는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연준이 당장 이 카드를 꺼낼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는 견해도 많다. 나스닥으로 대표되는 기술주의 주가가 떨어졌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바로 시행하는 것은 명분이 부족하다는 논리다. 특히 금리가 오르는데도 다우지수는 사상 최고가를 이어간 점에 비춰보면 더 그렇다. 여기에 위험 자산의 반등, 원자재 상승으로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는다. 파월 의장 역시 “물가 상승이 일시적인 만큼 연준은 인내할 것”이라고 말하며 더 지켜보겠다고 강조했다.


대신 연준은 통화 완화의 입장을 유지한다는 등 원론적 견해만 언급하지 않겠냐는 예상이 다소 우세한 분위기다. 이 경우 코스피를 비롯한 주식시장은 실망감을 내비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동성 정책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어 실망감이 나타날 수 있다”며 “이 경우 채권 금리가 다시 한 번 높아지고 금융시장은 변동성에 노출될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고 시장의 방향 자체가 내리막을 향하기는 쉽지 않다는 설명도 적지 않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센터장은 “FOMC 이후 당분간 더 횡보 장세를 보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완화 등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날 때 상승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테이퍼링 등 유동성 긴축이 언급되는 것은 최악의 시나리오로 꼽힌다. 하지만 미국의 실업률 등의 상태를 볼 때 이 또한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설명이 나온다. 파월 의장도 “테이퍼링을 할 경우 사전에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완기 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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