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면담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김 처장은 이정섭 수원지검 형사3부장의 의견을 두 차례 전화 통화로 들은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처장은 이 부장검사의 의견을 전화 통화로 두 차례 청취했다. 김 처장은 지난 2일 검찰로부터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 관련 이성윤 지검장의 수사 외압 의혹 사건 등을 검찰에 재이첩할 지 검토해왔다. 이 과정에서 김 처장은 이 지검장과는 대면 면담을 갖고 이 부장검사와는 유선으로 두 번 면담을 가진 것이다. 양쪽 의견을 다 들은 셈이다.
이 부장검사는 김 처장과의 통화에서 ‘사건 수사를 제대로 완성하려면 이첩이 불가피하다’며 재이첩을 해야 하는 이유를 상세하게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장검사는 지난 15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글을 올리고 ‘공수처법 규정 검토’ 보고서를 공유했는데, 통화 내용은 보고서의 내용과 취지와 사실상 같았다고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공수처는 ‘인권수사 차원에서 면담 요청은 웬만하면 다 수용할 원칙’을 확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이 지검장의 면담도 받아들인 것 아니냐는 해석이 일각에서 나왔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김 처장과 이 지검장과의 면담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더 많다. 이 지검장은 대표적 친정부 검사로 그동안 정권 관련 수사를 막아왔다는 비판을 꾸준히 받아온 인물이어서다. 더구나 이 지검장은 자신의 사건이 공수처에 넘어가자 “공수처는 검찰에 사건을 재이첩해서는 안 된다”며 공개 압박했다. 그럼에도 김 처장이 이 지검장을 만난 것은 불필요한 오해를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김 처장은 수사는 공정해야 하는 동시에 공정해 보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이 지검장과의 면담으로 수사가 공정해 보이지 못하게 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손구민 기자 kmsoh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