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보유하고 있던 한진칼 지분 일부를 사모펀드 KCGI에 장외 매도했다. 조 전 부사장이 한진칼 경영권 분쟁에서 손을 떼는 수순으로 보인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 맞서 경영권 다툼을 벌여온 KCGI(강성부펀드) 등 3자 주주연합은 와해되는 분위기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조 전 부사장은 자신이 보유한 한진칼 주식 중 5만5,000주를 KCGI에 주당 6만,1300원에 장외매도했다.

조 전 부사장은 이번 지분 매도로 약 33억7,000만원의 현금을 확보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KCGI의 한진칼 보유 주식수는 1,156만5,190주에서 1,162만190주로 늘어났다. 지분율은 보통주 기준 17.54%로 소폭 확대됐다. 반면 조 전 부사장의 지분율은 5.71%로 축소됐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한진칼 주식 383만7,394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조 전 부사장의 지분 매각 배경엔 경영권 분쟁 종식과 상속세 부담으로 인한 자금난 등이 맞물린 결과로 보인다.

3자 연합은 지난해 말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저지하지 못한 뒤 경영권 분쟁의 동력을 상실했다. 3자 연합은 올해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제안을 포기했다. KDB산업은행이 경영 감시와 견제 역할을 맡기로 한 것도 3자연합의 분쟁 명분을 약화했다.

조 전 부사장은 2018년 이후 수년째 무직 상태로 600억원대에 달하는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그의 공식적인 수입원은 배당금이 유일하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한진칼과 대한항공, 토파스여행정보, 정석기업 등에서 총 13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한진그룹 오너일가는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 별세 이후 발생한 상속세(2,700억원 규모)를 5년간 여섯 차례에 걸쳐 나눠 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