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현직 경찰 '세종스마트산단' 발표 1년전 인근 땅 샀다

1,280㎡ 규모 8,000만원에 매입
A경감 "퇴직 대비용...부인이 경작"

‘세종 스마트 국가 산업단지’ 관련 토지거래허가구역(빨간색)과 A 경감이 매입한 지역(노란색).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의혹’ 사태 이후 세종시에서 여러 투기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현직 경찰이 ‘세종 스마트 국가 산업단지’ 부지 지정 1년여 전 인근 땅을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투기 의혹 수사를 주도하는 경찰 내에서 개발 예정 부지 땅 소유자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세종시도 3기 신도시에 더해 특별수사지역으로 포함하고 경찰 임직원의 투기 여부도 조사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8일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세종경찰청 소속 A 경감은 지난 2017년 7월 세종시 연기군 연서면 와촌리의 1,280㎡ 면적의 과수원 땅을 8,000만 원에 구입했다. 이 땅은 2018년 9월 세종 스마트 산단 부지와 관련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됐다.


세종 스마트 산단은 최근 전 행복청장 등 여러 전현직 공무원의 투기 의혹이 불거진 곳이다. 국토교통부는 A 경감이 땅을 매입하기 직전인 2017년 6월 29일부터 산단 지정을 위한 검토 작업에 착수해 2018년 8월 확정했다. 현재 산단 승인을 준비하고 있는 단계로 내후년부터 보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A 경감이 매입한 과수원 땅의 1㎡당 개별 공시지가 추이./자료=세종시

권 의원실은 A 경감에 대해 산단 지정을 염두에 둔 땅 투기가 의심된다는 입장이다. A 경감은 이 땅을 2017년 1월 1일 기준 개별 공시지가 8,678만 원보다 저렴하게 매입했다. 당시 땅값의 75%인 6,000만 원을 대출받기도 했다. 이 땅의 지난해 1월 1일 기준 개별 공시지가는 1억 2,237만 원으로 3년 새 40%가량 상승했다. A 경감은 지난 10년간 충남 지역에서 계속 근무해왔다.


A 경감은 땅을 실사용 목적으로 매입했으며 산단으로 지정될지도 몰랐다는 입장이다. A 경감은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일정 면적 이상 농지를 경작하면 의료보험료가 감면된다고 해서 정년인 오는 2028년 퇴직한 뒤 주말에 텃밭을 일구려고 샀다”며 “현재도 부인이 아로니아를 경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18년 공직자 재산 등록에 땅을 기재했다”며 “대출은 2019년에 다 갚았다”고 덧붙였다.


권영세 의원은 “3기 신도시 지역으로 국한한 특별수사지역을 세종시 지역으로 즉각 확대해야 한다”며 “해당 지역 경찰 전체에 대해서도 전면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권형 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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