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한인 여성 4명을 포함해 8명이 숨진 애틀랜타 총격참사로 이튿날인 17일(현지시간) 곳곳에서는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행사가 열렸다.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밤 워싱턴DC, 뉴욕시, 애리조나주 피닉스,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등지에서 각각 추모객들이 거리로 몰려나왔다.
이들은 전날 애틀랜타 근교에서 백인 남성 로버트 에런 롱(21)의 연쇄 총격으로 숨진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아시아계를 겨냥한 인종차별 범죄를 규탄했다.
추모객들은 각지에서 촛불을 켜고 희생자들에게 애도를 표했으며 '아시아인 목숨도 소중하다'(ASIAN LIVES MATTER) 등이 적힌 팻말을 들었다.
필라델피아 추모행사에 참여한 모한 세샤드리는 "(애틀랜타 참사를) 극복하려면 모여서 조직을 만들고 연대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정말 분노하고 있으며 맞서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SNS)에서도 '아시아인 혐오를 멈춰라'(#StopAsianHate)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인종 혐오범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한국계 배우 겸 코미디언인 마거릿 조는 이날 트위터에서 "화가 난다. 이건 테러리즘이다. 이건 혐오범죄다. 우리를 살해하는 것을 멈춰라"고 호소했다.
미국프로농구(NBA)를 대표하는 선수 르브론 제임스도 전날 트위터에서 "모든 아시아인 공동체와 유가족에게 애도를 표한다"면서 "정말 무분별하고 비극적이었다"라고 말했다.
애틀랜타 연쇄 총격 사건은 희생자 대다수가 아시아인이라는 점에서 인종 혐오범죄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범행 장소인 마사지숍과 스파가 아시아인이 다수 종사하는 곳이라는 점도 인종 혐오범죄라는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
총격범 롱이 최근 SNS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중국에 대한 강한 반감을 드러내면서 "모든 미국인은 우리 시대 최대의 악인 중국에 맞서 싸워야 한다"라고 말한 점도 주목된다.
그러나 애틀랜타 경찰은 롱이 성 중독 등 문제를 갖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범행 동기를 규정하기엔 이르다는 입장이다. 롱은 이날 살인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