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한명숙 전 국무총리 재판 과정에서 검사들의 위증 지시 의혹을 판단하는 회의를 19일 시작했다. 사건은 공소시효가 22일로 사흘 밖에 남지 않아 이르면 이날 결론이 날 수 있다. 한명숙 사건은 법무부, 검찰뿐만 아니라 정치권과도 엮여 기소와 불기소 어느쪽으로 결론이 나더라도 파장이 클 전망이다.
한명숙 사건을 재심의하는 대검부장과 고검장이 참석한 비공개 확대회의는 이날 오전 10시5분부터 대검에서 시작됐다.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회의를 주재한다. 대검 부장 7명과 고검장 6명이 참석 대상자다. 고검장 6명은 회의 시작 10분전쯤 모두 대검찰청에 도착했다. 조 직무대행을 비롯해 주요 참석자들은 이날 대검 앞에서 대기하던 기자들과 만나 공개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법무부 관계자는 "참석자 명단은 지침상 비공개"라고 말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앞서 검찰이 5일 무혐의로 결론 낸 한명숙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를 통해 검찰에 ‘부장회의를 열고 재심의하라’고 지시했다. 수사지휘권 발동 하루 뒤 이를 수용한 조 직무대행은 고검장까지 회의에 참석하는 확대회의를 이날 열었다.
확대회의는 이르면 이날 한명숙 사건에 대해 결론을 낼 수 있다. 사건 공소시효가 사흘 뒤다. 하지만 사건기록이 6,000여쪽이 넘는데다 사건의 경중을 고려할 때 주말까지 논의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검은 회의 시한을 정하지 않았다. 회의 참석자들은 오전에는 사건기록을 살펴보고 오후부터 본격적인 회의를 열 것으로 알려졌다.
한명숙 사건의 쟁점은 당시 수사 검사들이 증인에게 위증을 강요했다는 의혹의 진위다. 한 전 총리는 고(故)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에게 불법 정치자금 9억 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 2015년 징역 2년을 확정받았다. 한 전 대표는 검찰 조사에서 한 전 총리를 직접 만나 돈을 줬다고 했다. 이후 재판에서는 돈을 준 적이 없다고 말을 바꿨다. 지난해 4월 한 재소자는 당시 수사팀이 한 전 대표의 구치소 동료 재소자를 사주해 한 전 총리에 불리한 증언을 했다고 진정을 냈다.
한명숙 사건은 한 전 총리의 무죄를 주장하는 여권, 법무부와 검찰 갈등 등 여러 사안과 연결됐다는 평가다. 법조계에서는 사건이 무혐의와 기소 둘 중 어떤 방향으로 결론이 나도 파장이 클 전망이라는 관측이 많다.
/양종곤·손구민·구아모 기자 ggm1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