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거래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이달 들어 서울 아파트 매수 심리가 빠른 속도로 꺾이고 있다. 3주 연속 아파트 ‘팔자’가 ‘사자’를 넘어섰다. 하지만 강남 등 서울 고가 단지의 경우 3.3㎡(평)당 1억 원 거래가 잇따라는 등 거래되는 건마다 신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19일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이 발표한 주간 주택 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 지수는 82.4로 집계됐다. 이 지수는 3월 첫째 주에 100 아래인 96.2로 떨어진 후 둘째 주 90.3, 셋째 주 82.4 등 3월 들어 3주 연속 100을 밑돌고 있다. '약간의' 매도우위 상황에서 점차 '확실한' 매도우위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는 셈이다. 수도권 매수우위 지수도 이번 주 99.6을 기록하며 지난해 11월 30일(98.8) 이후 약 석 달 반 만에 ‘매도우위’ 상황으로 바뀌었다. 매수우위 지수는 0~200 범위 내에서 지수가 100을 초과할수록 '매수자가 많다'를, 100 미만일 경우 '매도자가 많다'를 의미한다.
일단 시장에서는 가격 급등에 따른 피로감을 주요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보유세 납부 기준일과 양도세가 강화되는 6월 1일 이전에 서둘러 다주택을 처분하려는 움직임도 한몫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가운데 서울 등 수도권 고가 주택 시장은 거래 절벽 속에서도 신고가를 이어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일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59㎡(26평형)가 26억 원에 손바뀜됐다. 인근 ‘아크로리버파크’ 및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등 주요 아파트에 이어 3.3㎡당 1억 원 거래가를 달성한 것이다. 최근에는 압구정동 ‘현대1차’ 전용 196.21㎡(63평형)가 63억 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특정 지역 및 특정 단지의 쏠림 현상이 더 심화될 것으로 분석한다. 한 전문가는 “강남 등 서울의 초고가 주택 시장은 ‘그들만의 리그’가 돼 가는 느낌”이라며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강남권 등 아파트 가격이 비교적 저렴해 보이는 착시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권혁준 기자 awlkw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