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등록이 19일 마감돼 사실상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오세훈 국민의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등은 이날 서울시장 후보 등록을 마쳤다. 야권의 두 후보는 이날까지 후보 단일화를 이루지 못해 비판을 받았으나 등록 직후에 극적으로 단일화 룰에서 접점을 찾았다. 여론조사 방식과 관련해 안 후보가 먼저 “오 후보의 요구를 받겠다”고 표명한 데 이어 두 후보가 각각 상대방이 주장하는 ‘무선전화 100%’ ‘유선전화 10%’ 조사 방안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변수는 남아 있지만 단일화 협상은 급물살을 타게 됐다.
이번 보선은 내년 3월 대선으로 가는 중요한 길목이다.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는 17일 “재집권을 만들 징검다리가 되는 중요한 선거”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전 대표는 신도시 투기 사태에 대해 “위에는 맑아지기 시작했는데 아직 바닥에는 잘못된 관행이 많이 남아 있다”며 “그런 것까지 고치려면 재집권해야 한다”고 황당한 궤변을 폈다. 여권은 보선 승리를 위해 재난지원금 등 온갖 수단을 총동원할 게 분명하다.
이런데도 제1야당 수장인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안 후보를 과도하게 공격해왔다. 김 위원장은 최근 안 후보에 대해 “토론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사람은 시장 후보가 될 수 없다” “정신이 이상한 사람 같다” 등의 원색적 비난을 퍼부었다. 문재인 대통령이나 민주당의 박 후보를 제대로 비판하지 않으면서 같은 야권 인사를 타깃으로 삼으니 야당 일부에서도 “여당을 도와주는 김 위원장은 사퇴하라”는 주장이 나오게 된 것이다. 김 위원장처럼 보선 이후의 정치적 입지만 생각하면서 감정 싸움을 하면 야권 후보 단일화의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없다.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흔드는 문재인 정권의 폭주에 제동을 걸려면 야권이 반드시 후보 단일화를 이루고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게 다수 국민들의 뜻이다. 김 위원장 외에도 양당의 후보와 관계자들은 서로 상처만 내는 내부 총질을 그만둬야 한다. 만일 야권 분열로 선거에서 패배한다면 국민의 더 큰 심판이 뒤따를 것이다. 여권의 폭주를 막으려면 깨어 있는 국민들이 나설 수밖에 없다.
/논설위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