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조사는 1차 조사와 마찬가지로 공무원과 공기업 직원 본인에 대해서만 개인 정보 제공 동의를 얻어 확인한 만큼 차명 거래 등 광범위한 투기 행위를 적발하지 못한 ‘맹탕 조사’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조사단은 19일 3기 신도시 관련 지방자치단체 개발 업무 담당 공무원과 지방 공기업 직원 총 8,780명 가운데 8,653명의 개인 정보 제공 동의를 얻어 28명의 토지 거래 사실을 확인했다. 이 가운데 23명은 투기 의심 사례로 분류돼 수사 의뢰까지 이어졌다. 5명은 가족 간 증여로 추정되는 거래가 확인돼 수사 참고 자료로 활용하기로 했다.
청와대는 이와 별도로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안보실 행정관급 이하에 대해 조사해 대통령경호처 소속 과장(4급) 1명에 대해 투기 의심 사실을 확인했다.
조사단이 이번에 토지 거래를 들여다본 곳은 1차와 마찬가지로 3기 신도시 6곳 및 과천, 안산 장상지구 등 대규모 택지 8곳과 인접 지역이다. 이번에 투기 의심 거래로 수사 의뢰한 공직자는 지자체 공무원 18인, 지방 공기업 직원 5인이다. 지자체 공무원 가운데는 광명시 공무원이 10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안산(4명), 시흥(3명), 하남(1명) 순이다. 지방 공기업은 부천도시공사 직원 2명을 포함해 경기도시공사(1명), 과천도시공사(1명), 안산도시공사(1명) 등에서 투기 의심 사례가 발견됐다. 이들이 소유한 토지는 총 32필지이며 절반이 넘는 19필지가 농지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 외 임야 2필지, 기타 대지 및 잡종지 11필지로 나타났다. 이와 별개로 신도시 인근 주택 거래자는 총 237명으로 집계됐다. 주택 거래는 3기 신도시 개발지구와 인접한 기존 신도시 등에서 이뤄졌으며 투기 여부에 대한 세부 조사는 특별수사본부에서 진행할 방침이다.
청와대는 경호처 직원의 투기 의심 사례도 이번에 처음으로 적발했다. 투기 의심자는 친형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근무하는 가운데 형의 배우자와 공동으로 광명 신도시 예정지의 토지 413㎡를 매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호처는 청와대와 별도 기관으로 이번에 소속 직원과 직계존비속 3,458명에 대해 자체 조사해 청와대에 보고한 바 있다. 청와대는 또 의심 사례 3건을 발견해 수사 참고 자료로 전달했다. 이들은 환경 정리 담당 기능 직원, 정부·군 파견 행정 요원으로 신도시 인근 지역의 주택을 구매하거나 토지를 매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요 사례를 살펴보면 환경 정리 담당 직원은 지난 2018년 5월 신도시 인근 지역에 구입한 실거주 빌라 외에 2017년 4월 주택 1채를 구입해 2020년 5월 매각했다. 배우자 명의로 2018년 6월 아파트 1채를 더 구입해서 임대했다. 또 2019년 정부 부처에서 파견돼 근무 중인 행정 요원의 모친은 2013년 12월께 신도시 지역 인근 토지 111㎡를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12월 군에서 파견돼 근무 중인 행정관의 부친 역시 2009년 신도시 사업지구 내 토지 918㎡를 구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는 이번 조사에 포함되지 않았던 지자체, 지방 공기업 직원의 배우자, 직계존비속에 대해서는 특별수사본부에서 토지 거래 내역 정보 등을 활용해 조사할 계획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정부 합동조사단의 토지 거래 조사는 한계가 명확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정한 조사를 하고 있다는 확신을 주려면 감사원 등과 함께 합동 조사가 필요하다”며 “현재 조사 방식으로는 친인척과 지인 등의 차명 거래를 찾아낼 수 없어 한계가 명확하다”고 지적했다. 서진형 경인여대 경영학과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 역시 “처음부터 국토교통부 등이 참여한 정부 합동 조사 방식이 ‘셀프 조사’여서 한계가 있었다”며 “검찰 등을 통해 폭넓은 수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동효 기자 kdhyo@sedaily.com, 허세민 기자 sem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