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군 탈영병 "필요 시 시위대 자동소총 쏘라는 명령 받아"

군 반대해 인도로 도주
도주한 병사·경찰 약 400명 이상 추정

19일(현지시간) 미얀마 양곤에서 군인들이 군부 쿠데타 항의 시위대가 설치한 바리케이드를 불태우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에서 항의 시위 중에 "필요하면 주저 없이 시위대에 자동소총을 쏘라는 명령을 받았다"는 미얀마군 탈영병의 증언이 나왔다고 마이니치신문이 20일 보도했다.


이 병사는 미얀마군 부대에서 탈영해 인도로 도주했으며, 이달 중순 피난처에서 미얀마군 신분증을 제시하며 마이니치의 취재에 응했다.


이 병사는 미얀마에서 쿠데타가 일어난 지난달 이후 상관의 지시로 두 차례 시위 진압에 투입됐다고 했다. 그는 시위 진압 때 자동소총으로 무장했고, 도로에 그어놓은 선을 시위대가 넘어오면 리더 역할을 하는 사람을 노려 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자신이 투입된 진압 작전에선 발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그는 쿠데타 불복종 운동에 참여하는 지인에게 접근해 운동의 리더역을 알아내라는 명령을 받고 첩보 활동도 수행했지만, 자신도 불복종 운동에 참여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이 병사는 이달 초순 군 숙소를 빠져나와 나흘 동안 이동해 인도 국경에 도착했고, 군의 감시를 피해 국경을 넘었다. 그는 현재 미얀마에서 도주한 약 40명의 경찰과 함께 은신 중이다.


이 병사는 "군인 중에도 군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깨닫기 시작한 사람들이 있다"며 "한시라도 빨리 군의 폭주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인도 현지 당국에 따르면 미얀마에서 인도로 도주한 병사와 경찰이 400명이 넘는다고 마이니치는 덧붙였다.


/박시진 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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