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일자리 시장에 한파가 닥친 가운데 2030 청년층이 느끼는 고용 사정이 유독 혹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기업 규제 완화를 고용 시장에 온기가 돌게 할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한국경제연구원이 22일 여론조사 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일자리 전망 국민 인식’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7.3%는 올해 고용 상황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보다 악화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특히 20대 응답자 중 올해 고용 상황이 매우 악화(53.2%)하거나 조금 악화(30%)하는 등 전반적으로 2019년보다 악화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83.2%에 달했고 30대도 81.3%로 비슷했다. 40대(69.5%), 50대(79.4%), 60대 이상(75.2%)보다 고용 시장을 더 암울하게 보는 것이다.
고용 악화가 지속되는 이유로 45.3%는 코로나19 지속을 꼽았지만 국회·정부의 기업 규제 강화(26.3%)와 정부의 친노조 정책(10.7%)을 지목한 비율도 적지 않았다. 고용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과제로는 가장 많은 24.9%가 기업 규제 완화를 꼽았다. 고용 시장 유연화(21.9%), 공공 일자리 확대(15.5%)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2030 세대에서 기업 규제 완화를 첫 번째 과제로 지목한 비율이 높았다. 20대는 25%, 30대는 29.8%가 기업 규제 완화를 꼽았다.
팍팍한 고용 사정 속에서 직장인들이 체감하는 소득 수준도 제자리걸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7명 꼴인 68.9%가 물가 대비 올해 월급이 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고 소득을 늘리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32.9%가 주식·부동산 등 재테크를 꼽았다. 업무 역량을 키워 승진하겠다는 비율은 14.9%였다. 특히 30대(33.4%)와 50대(30.4%), 60대(31.1%)는 부동산을, 20대(40.0%)와 40대(28.9%)는 주식을 가장 좋은 재테크 수단으로 선호했다.
추광호 한경련 경제정책실장은 “코로나19 완화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고용 상황을 여전히 부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경제의 성장 활력이 많이 약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국민들의 기대를 반영해 일자리 창출을 막고 있는 규제를 완화하고 기득권의 진입 장벽을 낮춘 고용 시장 조성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재영 기자 jyha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