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의혹 'PD수첩' 편향된 방송" 주장한 기성용 측, 의혹 폭로자들에 '5억' 손배소

FC서울 기성용/연합뉴스

FC서울 기성용의 초등학교 시절 '성폭력 가해 의혹'을 둘러싼 진실공방이 치열한 법정 다툼을 예고한 가운데 기성용이 자신의 성폭력 의혹을 폭로한 후배들에게 5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기성용 측 법률대리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서평의 송상엽 변호사는 22일 보도자료를 내고 "기성용 선수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C, D에 대해 형사책임을 묻기 위해 고소장을 접수했고 5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기성용의 학폭 의혹을 제기한 이들의 법률 대리인을 맡고 있는 박지훈 변호사는 지난달 24일 "2000년 1월~6월 전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축구부 생활을 하던 C씨가 선배 A씨와 B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당시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이던 C씨와 그의 동기 D씨는 1년 선배인 A선수와 B선수로부터 구강성교를 강요받았고 응하지 않을 경우 무자비한 폭행이 가해졌다고도 주장했다.


이후 A선수는 기성용으로 특정됐고 기성용의 매니지먼트사 C2글로벌과 기성용은 이같은 주장을 강하게 부인하면서 강경 대응 입장을 밝혔다.


자신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자 기성용은 지난 7일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 변호사를 선임했고 법적으로 책임을 묻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기성용은 "최선을 다해 그 부분에 대해 밝히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언제든지 변호사와 상의하면서 심도 있고 강경하게 대응하려고 한다"고 부연했다.


양측의 치열한 공방은 지난 16일 전파를 탄 MBC 'PD수첩'이 이번 '기성용 성폭행 의혹'을 다루면서 다시 불이 붙었다.


박 변호사는 인터뷰를 통해 "이들이 피해를 경험하지 못했다면 할 수 없는 이야기를 나에게 했다"면서 "번갈아 가면서 (유사성행위를) 강요받았는데 예를 들면 성기 모양까지 기억하고 있고, 구강성교를 할 때 느낌까지 비참하고 참담한 심정으로 이야기를 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사진=MBC 'PD수첩' 방송화면 캡처

이에 대해 송 변호사는 지난 17일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방송은 피해자의 눈물 흘리는 모습으로 자칫 국민들에게 무엇이 진실인가에 대한 편향된 시각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송 변호사는 "어제 기성용 선수가 초등학생 때 남자후배 선수들을 성폭행을 했다는 취지의 주장이 방송에 나왔다"면서 "해당 방송에서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D씨는 기성용 선수의 성기 모양까지 기억한다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였다"고 상황을 전했다.


송 변호사는 이어 D씨의 육성 증언 자료를 공개하면서 "어제 방송을 위해 이 보도자료에 제공된 피해자라는 D씨의 육성을 제공했으나 대부분 방송되지 않았다"면서 "방송에서 눈물을 흘리며 진실을 폭로한다는 그 피해자라는 D씨 자신의 육성증언을 직접 국민께서 들어보고 이번 사태의 진실을 판단할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송 변호사는 "피해자 측 변호사와 피해자 간의 의견도 일치하지 않는다"며 "피해자 측 변호사는 회유를 위해 전화한 후배의 말을 악의적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피해자 D가 스스로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 변호사는 지난 19일 보도자료를 내고 기성용 측의 최근 주장을 반박하는 음성파일을 공개했다.


공개된 음성파일에서 기성용으로부터 피해를 당했다는 D씨는 "기성용 측 볍률대리인이 악의적으로 왜곡 편집해 언론에 배포한 녹취파일에 관해 명백하게 사실을 밝히고자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D씨는 "사건을 폭로하는 첫 보도 후 기성용 측은 여러 루트를 통해 집요한 회유와 압박을 가했다"면서 "불안함과 두려움을 느껴 '사건을 없는 것으로 할까' 라는 바보 같은 마음을 가진 건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 스포츠계 악습의 고리를 끊기 위해 진실을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도 했다.


D씨는 또한 "기성용 측 변호인은 대화 내용을 악의적으로 편집해 내가 변호사에게 휘둘리고 끌려 다니는 것처럼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있다"면서 "이는 심각한 인격모독이다. 파렴치한 언론 플레이를 하지 말아 달라"고 날을 세웠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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