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는 이재준 시장이 지난 18~19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등록한 후보자에게 서한을 보내 서울시 기피시설과 개발사업 등에 따른 고양시 피해와 그 해법에 대해 공개 질의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는 서울시가 최근 수색 차량기지 고양시 이전, 은평 공영차고지 개발, 광역철도 직결불가 정책 등 고양시에 막대한 피해를 주는 개발정책을 발표와 함께 서울시장 후보자들이 ‘대규모 주택공급 공약’까지 들고 나왔기 때문이다.
이 시장은 “고양시는 서울시와 사실상 공동생활권인 만큼, 고양시민들은 서울시가 만든 정책에 서울시민 이상의 영향을 받는다”며 “정책 고려대상에 인접한 경기도 시·군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시장의 질의 내용은 고양시 내 기피시설 대책, 수색차량기지 고양시 이전 대신 상암지구-고양시 연계 개발 및 은평차고지 도심 숲 조성, 대규모 주택개발 시 기피시설 자체 해결, 단기간 주택개발에 따른 인접도시 주거난·난개발 등 악영향 검토, 서울과 경기도를 단절하는 직결 불가·평면 환승정책 재검토, 인접 도시와의 상생방안 마련 등 모두 6가지다.
이 시장은 우선 고양시 내 운영되는 기피시설 4곳에 대한 조속한 현대화 및 해결방안을 요구했다.
현재 고양시에 있는 서울시 기피시설은 서울시립승화원, 서울시립벽제묘지, 난지물재생센터, 서대문구 음식물 폐기물 처리시설 등 4곳이다. 여기에 고양시 안쪽으로 파고든 땅에 은평 광역자원순환센터 건립까지 추진 중이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40년 넘게 악취, 소음, 교통체증 등 불편을 감내해 왔으나 서울시는 이렇다 할만 한 보상은커녕 관리조차 소홀한 상황이다. 이 시장은 기피시설의 지하화·공원화 등 조속한 현대화를 위한 협약과 근본적 해법 마련을 요구했다.
이 시장은 수색지구 통합개발 시수색차량 기지를 고양시로 이전하겠다는 계획과 관련, “차고지 이전을 전면 취소하는 것은 물론 상생 차원에서 수색역세권과 고양시를 연계 개발하는 방안, 은평 공영차고지에 숲공원을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 시장은 단기간의 대규모 주택개발이 인접 도시에 불러올 악영향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서울시장 후보자가 30만 호에서 최대 74.6만 호의 대규모 주택공급을 단기간에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인근 도시에 큰 악재가 될 수 있다. 주택 신축을 위한 재개발 시 인접도시에 이주민이 몰려들어 전·월세난과 난개발이 일어나고, 주택 완공 후에는 반대로 이들이 빠져나가며 공동화(空洞化)가 발생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가 그동안 개발과정에서 서울시민들에게 꼭 필요한 폐기물 처리시설, 장사·요양시설 등 기피시설을 인근 도시에 떠넘겨 온 사례를 볼 때 과연 앞으로도 서울시가 이 시설들을 자체 해결할지 의문”이라며 “앞으로 기피시설을 인접 도시에 절대 신설·증설하지 않겠다”는 공개 확약을 요구했다.
경기도·인천과 서울시 간 지하철을 환승할 경우 무조건 서울 밖에서 환승하도록 하는 서울시 ‘평면환승 계획’의 재검토를 요구했다. 이 시장은 “연결을 기본으로 하는 교통을 단절하고 경기·인천 주민의 불편을 가중하는 독단적 행정의 정점”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한편 고양시와 서울시는 갈등을 빚어 온 기피시설 문제에 대해 2012년 상생발전 공동합의, 2019년 공동협의체 구성 등 해법을 찾기 위해 노력했으나 2020년 서울시장 부재 이후 추진 동력을 잃고 지지부진한 상태다.
/윤종열 기자 yjyu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