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엔지켐 손잡고 바이오사업 진출한다

엔지켐생명과학 지분 인수 검토
신동빈 회장 '바이오' 승부수


롯데그룹이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에 투자해 바이오 사업에 뛰어든다. 주요 그룹 중 상대적으로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뒤처졌다는 평가 속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바이오에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보인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코스닥 상장사인 엔지켐생명과학(183490) 지분 일부를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롯데그룹이 바이오 사업에 투자하는 것은 처음이다. 투자 검토 대상인 엔지켐생명과학은 지난 1999년 설립된 신약 개발 회사로 녹용에 들어간 성분을 화학적으로 합성한 신약(EC-18)을 개발하고 있다. 구강점막염 치료제 등으로 미국에서 임상 2상을 하고 있다. 원료의약품(API)을 생산하는 공장도 가동하고 있다. 롯데 측은 “신성장 분야에 대한 다양한 투자 기회를 모색 중이고 바이오도 그 대상 가운데 하나”라며 “구체적인 투자 방식 등은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재계는 롯데의 바이오 벤처기업 투자를 중장기 그룹 성장의 돌파구를 바이오 산업에서 마련하려는 신 회장의 승부수로 보고 있다. 롯데그룹은 중국의 사드 보복과 일본 제품 불매운동,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연이은 악재로 위기를 맞았다. 특히 롯데는 코로나19로 유통·레저와 케미칼 등 주력 사업이 동시에 직격탄을 맞으며 휘청였다.


롯데케미칼 등 롯데 화학 계열사들이 영위하는 산업용 기초·첨단 소재와 바이오 사업 간의 직접적인 연계성은 낮지만 국내에는 화학사가 제약 사업을 함께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LG와 SK가 대표적이다. LG화학은 생명과학본부를 두고 있고 SK는 SK바이오사이언스와 SK바이포팜이 있다. 롯데가 보유한 제조 관련 노하우를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CMO) 사업에 적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재영 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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