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 김택수 “현대음악도 재밌습니다”

첫 단독 앨범 ‘플레이풀’ 25일 발매
바이올린·첼로 연주곡 제목 ‘빨리빨리’
여성의 모습으로 여러 사랑 이야기 담은
‘소나타 아마빌레’는 ‘끼·모·무’ 3곡 구성
현대음악에 한국 정서 개성있게 담아내

작곡가 김택수가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 풍월당에서 열린 앨범 발매 기자 간담회에서 주요 수록곡을 소개하고 있다./사진=크라이스클래식

미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작곡가 김택수가 오는 25일 크라이스클래식을 통해 데뷔 앨범 ‘플레이풀(playful)’을 발매한다.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아마빌레’,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빨리! 빨리!’,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잊혀진 깽깽이 주자들을 위한 오마주’, 피아노 독주곡인 ‘바흐 주제에 의한 300+마이크로 변주곡’ 등 예사롭지 않은 제목의 곡들이 수록됐다. 피아니스트 김정원이 프로듀싱을 맡았고,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김계희,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 첼리스트 문태국이 참여한 실내악 앨범이다.


김택수는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 풍월당에서 열린 앨범 발매 기자간담회에서 “제목이 재미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작곡했다”며 “현대음악이 어렵다고 하지만, 재미있다는 말을 듣는 게 기쁨”이라고 말했다.


김택수는 2014~16년 코리안심포니 상주작곡가를 역임하고 현재 샌디에이고주립대 작곡·음악이론 교수로 재직 중이다. 농구경기, 커피, 비눗방울 놀이 등 특별할 것 없는 일상생활의 경험과 기억을 토대로 만들어진 작품부터 찹쌀떡 노래, 국민학교 등 근·현대 한국을 반영하는 곡들로 유명하다. 그는 한이나 흥 같은 한국적 정서를 직접 드러내기보다는 일상에서 자주 들었지만 특별함을 찾지 못한 소리를 음악적 소통의 소재로 삼아 왔다.




이번 앨범도 그의 개성이 드러나는 곡들로 채웠다. ‘소나타 아마빌레’는 끼와 모, 무 등 3곡으로 이뤄져 있다. 끼는 기생, 모는 어머니, 무는 무당을 표현한 것이다. 김택수는 “(이 같은 제목을 통해) 조선 시대 여성의 모습으로 사랑에 관한 여러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빨리! 빨리!’는 2018년 6월 미국에서 초연한 작품으로 한국어를 ‘Pali-Pali!!’라는 영문으로 옮겨 제목으로 썼다. 한국인 특유의 ‘빨리빨리’ 정신을 표현하기 위해 느린 장단에서 빠른 장단으로 나아가는 국악 산조의 구성을 입혔다.


한편 김택수는 오는 26~28일 통영국제음악제에서 초연하는 무용극 ‘디어 루나’의 음악감독으로 참여했다. 디어 루나는 보름에서 시작해 하현과 그믐, 삭, 금환일식, 초승, 상현을 거쳐 다시 보름으로 돌아오는 달의 순환 과정을 인생에 빗대 삶의 의미를 풀어낸다.


/송주희 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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