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자신이 피의자로 연루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출국금지 의혹 사건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수사해달라고 요청했다. 공수처가 검찰에 넘긴 사건을 다시 공수처로 이첩해달라는 것이다.
이 지검장은 23일 수원지검의 네번째 피의자 신분 출석 요구를 거부했다는 보도 이후 자신의 변호인을 통해 "공수처법상 고위공직자범죄 협의가 발견되면 공수처에서 수사해 처리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지검장은 2019년 6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수사를 외압을 가해 막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사건은 수원지검과 공수처에서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수원지검은 지난 1월 이 사건을 배당받은 뒤 지난 3일 공수처로 사건을 넘겼다. 하지만 공수처는 12일 검찰에 사건을 재이첩하면서 사건 수사 후 송치하라고 요구했다. 이정섭 수원지검 형사3부장은 "해괴망층한 논리"라고 비판했고 수원지검은 이 지검장에 대한 네번째 소환을 통보하게 됐다. 이첩 과정은 논란을 낳고 있다. 김진욱 공수처장이 7일 이 지검장을 공수처 사무실에서 만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김 처장은 면담 후 허위공문서를 작성했다는 혐의로 고발됐다. 고발인은 이 사건을 처음 제기한 공익신고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의 사건 이첩에 대해 이 지검장 변호인은 "공수처 재량에 의해 이첩받은 사건을 검찰로 재이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지검장 변호인은 사건 의혹과 관련해 "이 지검장은 당시 검찰총장 지시를 받아 안양지청에서 건의한대로 긴급출국금지 사후 상황을 서울동부지검에 확인해보라고 지시했다"며 "수사중단 외압을 행사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이 지검장은 새 검찰총장 후보로 오르내리고 있다.
/양종곤 기자 ggm1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