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반도체 ‘빅3’의 공급 차질로 현대차그룹의 자동차 생산에 비상이 걸렸다.
현대차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이 원활한 차종의 생산을 늘리고 조달에 애로를 겪는 차종의 생산은 크게 줄이는 등 생산 조절에 돌입했다. 반도체 조달 여건이 악화될 경우 보름 안에 일부 차량의 생산을 중단해야 하는 사태에 대해서도 대비하고 있다.
2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코나·아반떼·그랜저·쏘나타 등 일부 차종 생산 라인의 주말 특근을 없애는 방식으로 생산 물량 조정에 돌입했다. 현대차 울산공장 관계자는 “인기 차종인 제네시스·팰리세이드 등은 생산 라인을 풀 가동하고 있다”면서도 “상대적으로 수요가 적은 차종을 중심으로 생산량을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대차 안팎에서는 현재의 반도체 수급 차질이 지속될 경우 이르면 2주 후, 늦어도 한 달 후에는 일부 차종의 생산 자체가 아예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차 관계자는 “일본 최대 차량용 반도체 회사인 르네사스의 화재로 반도체 수급이 더 어려워져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일부 차량용 반도체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차량용 반도체 3위 업체인 르네사스는 지난 19일 차량용 반도체를 만드는 이바라키현 나카공장에 큰불이 나 생산이 중단됐으며 완전 복구에 3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1위인 네덜란드 NXP와 2위인 독일 인피니언도 지난달 텍사스 한파에 따른 대규모 정전으로 공장 가동이 중단됐으며 6월 이후에나 생산 라인이 완전히 복구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능현 기자 nhkimch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