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의 '파운드리 반격' …반도체 지각변동 예고

23조 투자…美에 공장 2개 건설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인 인텔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분야에 진출하겠다고 밝히면서 반도체 업계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인텔의 행보는 미국 정부의 ‘반도체 자립’ 기조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어 반도체 생태계 전체를 뒤흔들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23일(현지 시간) 글로벌 미디어 브리핑을 열고 파운드리 사업 계획 등을 담은 ‘IDM 2.0’ 비전을 발표했다. 인텔은 200억 달러(약 22조 7,000억 원)를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새로운 팹(공장) 두 곳을 건설하고 파운드리 시장에 진출한다.


인텔은 특히 기술 개발을 위해 기존에 삼성과 협력하던 IBM과 협업할 계획을 제시했고 잠재 고객으로 아마존·구글 등 미국의 빅테크 기업을 언급했다. 이른바 ‘미국 반도체 연합’의 탄생을 예고한 것으로 보인다. 파운드리 시장을 장악해온 대만의 TSMC와 삼성전자에 대한 ‘선전포고’라는 외신의 해석도 잇따랐다.


겔싱어 CEO는 아울러 오는 2025년까지 파운드리 시장이 1,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요가 폭증하는 시장에서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것이다. 김종선 홍익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반도체 산업을 안보와 연결해 자체 생산을 강조하는 미국 정부의 정책 기조가 반영된 인텔의 행보로 보인다”고 밝혔다.


/윤홍우 기자 seoulbird@sedaily.com, 이경운 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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