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앙숙’ 김종인·안철수, 오늘 만난다

12시 30분 시청역 공동유세 일정 동시에
양당 “일정 그대로 소화, 만나는 것 맞다”
安 “돕겠다” 한 날 金 “차기 대권 걸림돌”
불편한 두 사람 이날 관계설정도 주목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연합뉴스

불편한 사이인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5일 공개석상에서 만난다. 두 사람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화 경선 과정에서 날 선 말을 주고 받았고, 김 위원장은 전날에도 안 대표를 향해 “대권의 걸림돌”이라며 쓴소리를 했다. 그런 두 사람이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선거유세 지원을 위해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이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에 따르면 이날 김 비대위원장은 12시 30분부터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오 후보와 함께 시청역 거점 유세에 나선다. 이 자리에는 주호영 원내대표와 이종배 정책위의장 등 당 지도부도 참석한다.


눈에 띄는 점은 안 대표도 이날 같은 시간 시청역 거점 유세 일정을 잡은 것이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지도부는 이날 시청역에서 함께 유세에 나서게 된다.


합동 유세에 나서면서 김 위원장과 안 대표는 자연스럽게 만날 전망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일정이 잡힌 만큼 자연스럽게 만나지 않겠느냐”고 설명했고, 국민의당 관계자도 “같은 시간 일정이 잡혔으니 만남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이날 인사를 할 지, 또 만난다면 어떤 말을 주고 받을지도 주목된다. 안 대표는 전날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국민의힘을 상징하는 ‘빨간 넥타이’를 매고 나와 오 후보의 선거 지원을 약속했다. 야권 단일화 경선에 승복하고 선거도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지킨 것이다.


안 대표는 “여러분과 함께 정권 교체를 이루고 한국 정치를 바꾸고 싶다”며 “저를 지원해주신 분들이야말로 정권 교체의 소중한 자산이자 범야권 대통합의 강력한 추진 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의총에 참석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기립박수로 환영했다. 하지만 이 자리에 김 위원장은 없었다. 안 대표가 김 위원장이 광주 방문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의총에 참석했기 때문이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나란히 참석, 의원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권욱기자

하지만 안 대표가 소속 의원들의 박수와 환호를 받은 날에도 김 위원장은 쓴소리를 내뱉었다. 한 방송에 나서 김 위원장은 ‘안 대표가 대선에 나갈 것으로 보는가’는 진행자의 질문에 “기자회견 내용을 보니 앞으로 대선 행보에 있어서도 또 한 번 해보겠다는 뉘앙스가 비쳤다”면서 “그러나 제가 보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에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는 데 있어서 본인이 또 장애요인이 될 것 같으면 결정적으로 정권교체에 지장을 초래할 텐데 그 짓을 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앞서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도 안 대표를 향해 “토론도 못하는 사람”, “정신이 이상하다”고 비판했고 안 대표도 “상왕”이라고 받아치기도 했다.


/구경우 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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