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처음 치러진 서울시교육청 주관 고3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에서 수학이 지난해 수능보다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개편된 문·이과 통합형 수능 방식에 따라 이번 학평에서 국어와 수학이 ‘공통 과목+선택 과목’ 형식으로 출제됐는데 수학의 경우 공통과목 문제가 어렵게 나와 문과 학생이 불리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25일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문·이과 학생이 처음으로 같이 보는 수학 모의고사에서 공통 과목이 선택 과목보다 어려웠다”며 “이번 시험 난이도를 기준으로 수능에 대입하면 (수학이 약하다고 평가되는) 문과생이 수시 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는 데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오는 2022학년도 수능부터는 수학의 경우 1~22번에는 공통과목, 23~30번에는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등 선택 과목 문항이 배치된다.
임 대표는 “이번 학평 기조로 수능이 출제될 경우 문과생들끼리 겨루는 정시에서도 수학이 최대 변수가 될 수 있다”며 “수학을 잘 봐야 표준 점수가 높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특히 상위권 문과생들은 공통 과목 중심으로 수학을 대비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국어의 경우 선택 과목 간 난이도 차이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어는 수험생들이 공통 과목을 본 후 ‘언어와 매체’와 ‘화법과 작문’ 중 하나를 선택해 시험을 치르는데 이번 학평에서는 ‘언어와 매체’의 난도가 더 높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된다. 수험생들 사이에서 제기되는 과목별 유불리 논란이 다시 불거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입시 전문 관계자는 “‘언어와 매체’가 더 어렵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화법과 작문’을 선택하는 수험생이 늘 수 있다”며 “예상 밖으로 과목 간 유불리 현상이 커진다면 개편된 수능 방식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절대평가 방식인 영어는 전년 수능보다 쉽게 출제된 것으로 파악됐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연구평가소장은 “다양한 소재의 지문을 바탕으로 출제됐는데 어휘 난도가 높아 어휘력이 부족한 학생에게는 어려운 시험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학평에는 전국 고3 학생 43만 명이 응시했다. 공통 과목 점수를 활용해 선택 과목 점수 조정 절차를 거친 후 표준 점수와 등급을 산출한다. 향후 고3 학평은 올해 4월 14일, 6월 3일, 7월 7일, 9월 16일, 10월 12일에 예정돼 있다.
/한동훈 기자 hoon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