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러 뭉쳐도 달러 패권 도전 쉽지않을 것"

中 전문가 "실제 동맹 여부도 의심"

세르게이 라브로프(왼쪽) 러시아 외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 23일(현지 시간) 중국에서 만나 팔꿈치 악수를 하고 있다./AP연합뉴스

미국의 압박에 대항해 중국과 러시아가 손잡고 ‘달러 패권’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달러화 대체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중국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다.


27일(현지 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사회과학원의 중러 관계 전문가인 청이쥔 연구원은 “중국과 러시아는 항상 ‘금융 독립’을 강조했지만 완전한 독립은 불가능하다”며 “새로운 결제 시스템 구축에는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이 일부 거래에서 위안화나 러시아 화폐인 루블을 사용할 수는 있지만 모든 거래에서 달러를 대체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3일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중국에서 만나 “달러 국제 결제 시스템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데 합의한 것과 관련해 가차 없는 진단을 내놓은 것이다.


그는 미국의 이란 핵 합의 탈퇴 이후 미국이 사실상 장악한 국제은행 간 결제 시스템(SWIFT)을 우회하기 위해 유럽이 유로화 결제 시스템인 ‘인스텍스(INSTEX)’를 만들었지만 달러 패권에 도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실제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전 세계 외환보유액에서 달러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60.46%로 유로화(20.53%), 위안화(2.13%)에 비해 압도적으로 컸다.


청 연구원은 “양국이 실제 동맹을 맺을 수 있을지조차 의심스럽다”고 분석했다. 그는 과거 중국과 소련 동맹이 실패했던 사실을 언급하며 “역사적 관점에서 봤을 때 중국이 러시아와 동맹을 맺는 것은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과거와 달리 러시아인이 추구하는 가치와 러시아의 정치 체제가 중국이 아닌 서구 국가들과 더 일치하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러시아에서 독일로 천연가스를 수송하는 해저 가스관 ‘노드스트림2’ 사업이 미국의 제재로 막히면 중국과 러시아가 에너지 부문에서 협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곽윤아 기자 ori@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