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현장] 강승윤의 10년 회고록, '슈스케' 소년이 위너 리더가 되기까지(종합)

그룹 위너 강승윤이 29일 솔로 정규 1집 'PAGE'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강승윤이 8년 만에 위너가 아닌 솔로 가수로 돌아왔다. 강승윤의 이름 앞에는 '위너'라는 타이틀이 함께 붙는 게 당연하지만, 앞서 솔로로 먼저 데뷔한 바 있다. 그간 리더로서 그룹 활동에 충실했던 그는 잠시 팀이 숨 고르기를 할 동안 오롯이 자신의 이야기에 집중할 시간을 가졌다. 음악적으로 한껏 성숙해진 그가 펼칠 이야기에 팬들의 귀가 쫑긋해졌다.


29일 오후 강승윤은 솔로 정규 1집 '페이지(PAGE)'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를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했다. 배성재 아나운서가 사회를 맡았다.


강승윤은 위너로 데뷔하기에 앞서 2010년 Mnet '슈펴스타K2'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해 2013년 7월 솔로 가수로 데뷔했다. 이후 3장의 싱글을 냈지만 위너로 데뷔하게 되면서 정식 솔로 활동은 뜸했다. 약 8년 만에 솔로로 돌아온 그는 전곡 자작곡에 프로듀싱까지 한 첫 정규 앨범 '페이지'를 발표한다. '페이지'는 시간이 더해지면서 스토리를 담게 된 강승윤의 지난날들을 그려내고, 그가 앞으로 펼쳐낼 또 다른 페이지를 기대하게 하는 앨범이다. 강승윤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서 만든 곡이 세상에 빛을 발할 수 있게 돼서 기쁘고 설렌다"라며 "이 앨범은 나에게 의미가 있는 앨범이다. 10년의 음악 활동을 회고하는 앨범이라서 발매되는 것이 꿈만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타이틀곡 '아이야 (IYAH)'는 나이가 들수록 갖게 되는 책임감과 어른이 되어야 한다는 부담감에 관한 노래로, 강승윤 본인 스스로뿐만이 아닌 이 시대를 살아가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곡이다. 강승윤의 압도적인 보컬과 웅장한 사운드, 서정적인 멜로디가 귓가를 사로잡는다. 강승윤은 '아이야'라는 제목에 대해 "나이 어린 아이들에게 말하는 '아이야'가 맞다. 또 감탄사이자 아플 때 말하는 '아이야'이기도 하다"라고 중의적인 의미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나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위로가 담겨 있는 노래다. 많은 분들이 이 곡을 듣고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뮤직비디오 또한 강승윤의 지나온 날들에 대한 이야기다. 현재 강승윤의 모습부터 과거의 모습으로 리와인드 된다. 위너의 강승윤으로서 무대에 서는 그의 모습으로 시작해 연습생 시절, '슈퍼스타K2'에 지원했던 모습이 모두 담겨 가슴을 울린다. 강승윤은 "점점 더 과거로 가면서 나의 어린 시절까지 이야기로 되돌아가는데, 그 상황에 맞는 옷이나 장치들이 있다. 내가 연기도 했으니 그런 부분을 중점적으로 봐달라"라고 귀띔했다. 이어 "뮤직비디오에서 나오는 대기실이 위너가 탄생했던 '후 이즈 넥스트( WHO IS NEXT)?' 공연장의 대기실이다. 또 티저가 나간 이후에 많은 팬분들이 '빈 객석이 '슈퍼스타K2'에서 '본능적으로'를 부른 평화의 전당 아니냐'라고 추측하던데 의도한 것이다"라며 "평화의 아쉽게 섭외를 못해서 그렇게 보이게끔 연출했지만 뜻깊었다"고 말했다.



그룹 위너 강승윤이 29일 솔로 정규 1집 'PAGE'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강승윤은 이번 앨범을 "가장 나다운 앨범"이라고 표현했다. 여느 때보다 진솔하고 자유롭게 자신의 이야기를 꺼냈기 때문이다. 그의 말처럼 이번 앨범에는 그의 고민과 성장이 함축됐다. 그는 "8년 만의 솔로이고 음악을 한 지 10년 정도 했는데, 이 긴 시간 끝에 나오는 정규 앨범이 사랑 이야기가 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내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라며 "그냥 내 음악을 들어주시는 청자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담아내야겠다고 여겼다. 그냥 사랑 노래라기보다는 하나의 감정과 의미가 담겨 있는 곡들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이야'를 처음 스케치 했을 때 느낌을 담아냈다. 내가 팀의 리더이기도 하고, 내 성향 상 부담감과 책임감으로 어깨가 짓눌려 있을 때가 있었는데, 이런 감정들을 풀어내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우리 어머니는 아직도 나를 아이처럼 생각하시는데 '내가 너무 어른인 척하고 부담감에 짓눌려있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으로 시작됐다. 곡을 만들고 보니 많은 분들이 자기 자신이 모든 걸 껴안고 책임지고 부담을 느끼면서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에 위로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마지막 파트에 떼창 파트가 나오는데 '이 메시지가 강승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닐까?'라는 생각으로 모든 사람이 떼창하고 있는 파트를 넣은 것이다. 스킬적으로 잘 하려고 한 노래가 아니라 메시지를 다음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우리 모두에겐 사랑이 필요하다는 메시지가 담긴 '그냥 사랑 노래 (WE NEED LOVE)', 강승윤의 목소리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멍 (BRUISE)', 걱정이 많은 자신에게 말하는 내용이 담긴 '스킵(SKIP)', 끝이 보이는 연인 간의 사랑이 제목 그대로 ‘안 봐도 비디오’라는 내용인 '안 봐도 (OBVIOUS)', 지난 인연에 대한 후회와 미련을 담은 '베러(BETTER)', 자신을 향해 ‘대장’이라고 부르는 팬들을 향한 세레나데 '캡틴(CAPTAIN)'이 수록됐다.


또 막상 시간이 지나 쉽게 식어버리는 열정에 관한 이야기 '뜨거웠던가요 (WERE WE?)', 그리움이라는 감정을 1년, 365일, 사계절에 빗대어 표현한 '365', 강승윤의 묵직하고 울림 있는 보컬이 강점인 '싹 (TREAD ON ME)',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일상 속 슬픔을 표현한 '비야 (HEY RAIN)', 강승윤이 지녀왔던 지난 10여 년간의 삶의 대한 질문과 답이 담긴 스페셜 트랙 '아이야'까지 총 12 트랙에 포크, 록, 발라드, 힙합 등 다양한 장르가 담겼다.



위너 강승윤 /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번 앨범에는 피처링진도 눈길을 끈다. '베러'는 위너 멤버 송민호와 의기투합했고, '안 봐도'는 래퍼 사이먼 도미닉, '스킵'에는 래퍼 원슈타인이 참여했다. 스페셜 트랙 '아이야'에서는 '슈퍼스타K2'로 사제 인연을 맺게 된 가수 윤종신이 함께해 강승윤이 던진 삶에 대한 물음에 윤종신이 대답하는 형식으로 구성됐다. 강승윤은 "'아이야'라는 곡을 만들면서 무조건 윤종신과 함께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연락했다. '나의 선생님이고 멘토이고, 인생의 선배인 입장에서 대답을 해주는 형식의 가사를 써주실 수 있냐'고 부탁했다"라며 "흔쾌히 '승윤이가 원하는 게 있으면 다 해줘야지'라고 말씀해 주셔서 감동했다. 여러가지 버전으로 가사를 써주시고 굉장히 열심히 해주셔서 기뻤다"고 비하인드를 밝혔다.


이어 "송민호는 멤버이기도 하니까 따로 피처링이라고 쓰지 않았다"라며 "이전 버전에서도 송민호의 랩이 들어가 있었는데, 송민호 파트 분량을 많이 늘리고 편곡을 새로 해서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또 "사이먼도미닉과 친분이 있었는데 이 곡의 분위기와 이미지가 사이먼 도미닉의 래핑과 잘 어울렸다. 그래서 연락을 드렸더니 흔쾌히 작업해 주셨다"고, "원슈타인은 내가 '쇼미더머니'를 보고 팬이 돼서 회사에 연락했다. '노래가 좋아서 작업해보고 싶다'고 해주셔서 감사했다"고 전했다.


8년간 위너의 리더이자 프로듀서로서 자리한 강승윤의 첫 솔로 정규 앨범 발매 소식에 위너 멤버들도 한마음으로 축하했다. 그는 "일단 형들(김진우, 이승훈) 같은 경우에는 마냥 축하를 해준다"며 "대체 복무 중인 김진우는 SNS로 홍보도 해주고, 이승훈은 집에서 만나면 축하한다고 계속 말해준다"고 말했다. 이어 "송민호는 좋은 친구이자 좋은 음악적 동료인데, 이번 앨범은 송민호 집에 직접 가서 모두 들려줬디"라며 "송민호가 냉정한 피드백을 줬다. '안봐도' 같은 경우에는 '피처링을 받아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해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종적으로 앨범 수정을 할 때도 그런 피드백을 받아서 했다. 타이틀곡을 고민하고 있을 때는 송민호의 원픽이 '아이야'라고 했다"고 전해 훈훈함을 더했다.


이번 앨범의 목표는 성적이 아닌 오랫동안 기억될 수 있는 곡이 되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 속에서는 이런 노래를 듣고 싶다'고 생각할 때 떠오르는 앨범이 됐으면 한다"라며 "빗대어서 표현하자면 책을 읽다가 괜찮은 구절이 있으면 책갈피를 꽂아 놓치 않나. 그런 앨범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어 "언제든지 마음이 지치거나, 이 앨범을 들었을 때를 추억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 다시 펼쳐볼 수 있는 앨범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솔로 강승윤로서 한 발자국 더 내딛는 오늘은 아직 프롤로그 단계다. 그는 "멤버 형들이 군대를 갈 때 우리 팬들에게 '이제 위너의 제1막이 잠깐 끝난 것이고 앞으로의 2막을 기대해달라'라고 했다. 비슷한 의미인데 내 솔로로서는 아직 1막은 시작하지 않은 것 같고 프롤로그 같다"라며 "프롤로그의 클라이맥스 정도다. 이 클라이맥스를 지나면 비로소 강승윤이라는 한 권의 책에서 1막이 시작될 것 같다"고 미래를 그렸다.


한편 가장 강승윤다운 앨범 '페이지'는 29일 오후 6시에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


/추승현 기자 chus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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