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배송 전쟁에 전기 오토바이 시장도 '꿈틀'

친환경·유지비용 저렴해 수요 늘어
올 2만대 보조금 상반기 소진 예상
그린모빌리티 "동네배달용 개발중"






전기차 시장이 커지는 만큼 전기 오토바이도 배달 시장을 중심으로 가파른 성장세 조짐이 보이고 있다. 오토바이 자체 속도는 빠르지 않지만 유지 비용이 저렴하고 친환경 트렌드까지 부각되면서 기업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오승호 그린모빌리티 대표는 29일 서울경제와 인터뷰에서 "지난해부터 전기 오토바이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며 "올해 전체 전기 오토바이는 2만대 가량 보조금 예산이 나왔는데 상반기 안에 다 소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2년 창업한 그린모빌리티는 2016년 국내 업체로는 처음으로 환경부 전기 이륜차(사진) 보조금 사업자로 선정됐다. 창업부터 전동 모빌리티 벤처를 목표로 했기 때문에 차량 설계, 디자인, 관리 역량이 높다는 평가다. 현재 전동 모빌리티 관련 특허 6건 등 28개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하고 있다. 우수한 기술력에 삼성벤처투자와 같은 민간 투자사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투자를 받았다. 정부는 전기차뿐 아니라 전기 오토바이 보급을 위해 8년째 보조금 정책을 진행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전기 오토바이 보조금은 2018년 3,975대에서 지난해 1만4,005대까지 늘어났다.


문제는 국산화다. 지난해 보조금 역시 중국산이 절반가량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린모빌리티는 이 같은 상황에서 전기 오토바이 국산화를 위해 꾸준한 연구개발(R&D)를 진행하고 있다. 전기 오토바이는 아직 초기 단계지만 장점이 많다. 특히 최근 급격하게 성장 중인 배달 시장에서 이점이 뚜렷하다. 오 대표는 "하루 80km 이상 주행을 하거나 빠르게 배달을 하려면 일반 오토바이가 유리하다"며 "근거리 배달이나 배달 시간에 제약이 많지 않다면 전기 오토바이가 비용적인 측면에서 더 낫다"고 설명했다. 전기 오토바이는 우선 휘발유나 윤활유 등 기본적인 유지비용이나 소모품을 자주 교체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최근 쿠팡, 마켓컬리와 같은 e커머스와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등 배달 플랫폼 등 물류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면서 비용이 저렴하고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환경 친화적인 전기 오토바이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일반 오토바이 라이더 공급은 빠르게 증가하는 배달, 배송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배달 시장에선 늘 '구인난'을 겪고 있다. 그린모빌리티 역시 이 같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대형 커머스 기업들과 그린모빌리티 등 국내 전기 오토바이 제조사들은 다양한 종류의 전기 오토바이를 개발하고 있다.


오 대표는 "최근 배달 플랫폼이나 유통업체들과 함께 근거리 물류를 위한 안전한 전기 오토바이나 삼륜차를 개발하고 있다"며 "속도는 느리지만 안전하고 유지비용이 낮다면 은퇴한 어르신이나 주부 등 신규 라이더 유입에 속도가 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반 오토바이는 일본산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전기 오토바이는 국내 배달·배송 시장 대응으로 국산화가 빠르게 안착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 대표는 “수요가 높은 만큼 전기 오토바이 제품 성능이 1년에 50%는 개선되고 있다”며 “우수한 전기 오토바이 개발을 통해 오토바이를 많이 타는 동남아시아 시장에도 진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호현 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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