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도 'MZ 세대 달래기'…성과급 기준 만든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직원들 사이에서 높아지고 있는 성과급 관련 불만을 달래기 위한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사무·연구직을 중심으로 팽배한 성과급에 대한 불만을 낮추기 위해 투명한 기준 마련에 착수하고 성과급 지급 시기도 1분기로 당기기로 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최근 타운홀 미팅에서 “(성과 보상 체계에) 확실하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지한 만큼 올해 안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약속한 데 대한 조치가 시작된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현대차에 따르면 장재훈 대표는 이날 전 임직원들에게 성과급 관련 e메일을 보내 “성과급 지급 기준을 만들고 지급 시기도 최대한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내년부터 전년 실적이 확정되는 1분기에 성과급을 지급하겠다고 했다. 현대차는 지금까지는 개인 고과보다 노사 간 임단협 내용에 따라 9월께 일시금으로 성과급을 받았다.


현대차는 정 회장의 언급대로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최근 타운홀 미팅에서 “성과가 칭찬과 승진으로 원활하게 연결되면 좋은 인재들이 회사로 올 수 있고 인재 그룹들을 지속 육성하는 데 회사의 모든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며 “(성과 보상 체계에) 확실하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지한 만큼 올해 안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현대차 사무·연구직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성과급 개선 작업이 제대로 이뤄질지 의구심이 이는 분위기다. 현재 현대차의 성과급 지급은 생산직과 사무·연구직이 연동돼 있다. 같은 노조에 소속돼 있기 때문에 같은 임단협 내용이 적용된다. 지난해 현대차의 평균 성과급은 기본급의 150%에 격려금 120만 원으로 산정됐다. 2019년 성과급 150%, 격려금 300만 원과 비교해 낮아졌다. 생산직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저연차인 사무·연구직 직원 입장에서는 받는 금액이 적다 보니 지난해 임단협 잠정안에 대해 남양연구소와 양재동 본사에서 반대 몰표가 나오기도 했다. 최근 사무·연구직 노조 설립을 위해 개설된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 약 2,000명의 인원이 모인 이유다.


여기에 울산을 중심으로 한 생산직 또한 지난해 11년 만의 기본급 동결 합의를 떠올리며 올해는 제대로 받아내겠다고 임금 협상을 벼르는 상황이다. 결국 현대차로서는 모두를 만족시키려면 성과급을 위한 ‘실탄’이 많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장 대표가 e메일에 영업이익을 언급한 것 또한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그는 “품질 문제가 아니었다면 지난해 영업이익은 2017년이나 2018년과 유사했을 것”이라며 “올해부터는 품질 비용 문제가 줄어들면서 영업이익에 따른 성과급 책정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지난해 ‘세타2’ 엔진과 전기차 코나의 리콜로 현대차는 약 2조 5,000억 원을 품질 비용으로 반영하며 2조 원대의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올해 증권가에서는 현대차가 6조 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현대차가 수익성을 개선해 성과급을 많이 지급하면 해결되는 문제”라며 “정 회장의 약속도 올해 실적에 대한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hspark@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