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대한전선·할리스가 효자…IMM 2호 펀드, 교보생명 충격 줄였다

7,500억원 소진한 '로즈골드 2호'
대한전선 블록딜로 내부수익 20%대
태림포장·제넥신 등 7건 회수 마쳐
현대LNG해운도 이르면 연내 매각
'풋옵션 분쟁' 교보생명이 최대변수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의 2호 블라인드 펀드가 청산에 한 발짝 더 가까워졌다. 2호 펀드에는 IMM PE가 초대형 사모펀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한 ‘랜드마크’ 투자가 대거 담겨 있었다. 예기치 않게 교보생명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휘청했던 것도 사실. 하지만 투자 한 기업들을 잇따라 성공적으로 매각하면서 IMM PE의 상징적인 펀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IMM PE가 대한전선(001440) 매각을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 니케의 내부수익률(IRR)이 20%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IMM PE는 지난 29일 호반산업을 대한전선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이날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IMM PE가 니케를 통해 보유한 대한전선 지분 40%의 거래 가격은 2,518억 원이다. 주당 735원을 적용해 매수자 호반산업의 부담을 줄였다. 최근 주가 대비 30% 가까이 낮은 가격이다. 그럼에도 펀드가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배경은 블록딜(대량매매) 형태로 부분 회수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IMM PE는 2018년부터 이런 방식으로 부분 회수를 진행했다. 호반산업과의 계약금과 지난 3년간 블록딜로 회수한 자금 약 2,700억 원을 더하면 IMM PE는 5,000억 원가량을 현금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IMM PE는 대한전선 인수 당시 3,000억 원을 투자한 바 있다.


대한전선 매각이 성사되면서 블라인드 펀드 ‘로즈골드2호’의 회수 작업도 막바지에 달한다. IMM PE는 2008년 결성한 로즈골드1호 펀드 이후 4년 만에 펀드 규모를 두 배 이상 키워 두 번째 펀드를 조성하는 데 성공했다. 7,500억 원의 펀드 자금을 철강과 조선·식음료·바이오·금융 등 10건의 인수합병(M&A) 및 소수 지분 투자에 소진했다. 매각으로 투자 원금 대비 두 배 이상의 수익을 낸 태림포장(011280)과 할리스F&B를 비롯해 티브로드·포스코특수강·제넥신(095700) 등 7개의 포트폴리오는 투자 회수를 마쳤다. 무엇보다 로즈골드2호는 IMM PE가 국내 최대 규모의 운용사로 성장하게 한 주춧돌이 된 펀드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2호 펀드 성과를 기반으로 조성한 3호 펀드에는 무려 1조 2,500억 원의 기관 자금이 몰렸고 IMM PE는 국내 운용사로는 처음으로 조(兆) 원 단위 펀드 결성에 성공했다.


경영권 거래를 앞둔 대한전선을 제외하면 로즈골드2호에 남아 있는 포트폴리오는 현대LNG해운과 교보생명 두 건뿐이다. 펀드 운용 기간은 8년이지만 2년까지 연장이 가능해 내년 만기를 앞두고 있다. 현대LNG해운의 매각 작업은 이르면 올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 업계에 따르면 현재 원매자 2~3곳이 현대LNG해운의 인수 의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생명은 로즈골드2호의 가장 큰 변수다.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한 교보생명 투자건은 풋옵션(특정 가격에 팔 권리) 계약을 두고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분쟁 중이다. 국제상업회의소(ICC) 중재재판 청문 절차는 이달 중순 진행됐는데 중재법정의 최종 결정은 청문 후 일반적으로 6개월가량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윤희 기자 choy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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