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전셋값 논란으로 지난 29일 전격 퇴임한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경제 참모들의 공백을 단 하루 만에 모두 메우는 인사를 단행했다. 김 전 실장이 사퇴한 당일 그 후임으로 이호승 경제수석을 임명한 데 이어 새 청와대 경제수석에 안일환 기획재정부 2차관을, 기재부 1차관에 이억원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을, 2차관에 안도걸 기재부 예산실장을 각각 발탁했다. 부동산 논란으로 어수선해진 관가 분위기를 다잡고 남은 임기 동안 경제 상황을 관리하는 데 빈틈을 없애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30일 브리핑을 갖고 안 신임 청와대 경제수석과 이 차관, 안 차관 인사를 발표했다. 김 전 실장이 전날 아침 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 지 단 하루 만이다. 강 대변인은 “경제 분야 정무직 인사는 대내외로 엄중한 경제 상황에서 정부 후반기 당면 현안과 경제정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새로운 도약의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김 전 실장 사의 표명 직후 곧장 이호승 경제수석을 새 정책실장에 임명했다. 여기에 이날 인사로 주요 경제 라인에서 남은 자리는 이 1차관이 빠진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 한 자리만 남게 됐다.
안 신임 수석은 경남 마산고와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32회로 공직에 발을 들였다. 기재부 대변인·예산총괄심의관·사회예산심의관·예산실장을 거쳐 지난해 5월부터 기재부 2차관으로 활동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안 수석은 국가경제 전반에 대한 기획 및 조정 역량이 뛰어나 핵심 경제정책 과제에서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 1차관은 서울 경신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행시 35회 출신이다. 기재부 경제구조개혁국장·경제정책국장 등을 지냈고 지난해 5월부터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을 맡았다. 안 2차관은 광주 동신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해 행시 33회로 공직자가 됐다. 기재부 경제예산심의관·예산총괄심의관에 이어 예산실장을 지냈다.
청와대 측은 “이 1차관은 탁월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국판 뉴딜, 혁신성장 정책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라며 “안 2차관 역시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재정운용으로 서민경제의 활력을 제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또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에 김인걸 서울대 국사학과 명예교수를 임명했다. 김 위원장은 서울 용산고와 서울대 국사학과를 나와 한국역사연구회 회장, 서울대 박물관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한국고전번역원 이사장으로도 활동 중이다.
/윤경환 기자 ykh2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