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1,000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부동산 시장이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대출을 받아 집을 사려는 수요는 여전히 많은 탓인데요. 신용대출에 이어 부동산 대출까지. 자고 나면 오르는 대출 금리에 사람들의 부담은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대출 금리 상승에 현명하게 대처하고 똑똑한 부동산 투자를 위한 조언을 얻기 위해 서울경제 부동산 매체 ‘부랜드’가 NH농협은행 올백(ALL100) 자문센터 윤수민 부동산 전문위원을 만나 물었습니다. 앞으로 총 3편에 걸쳐 대출 금리와 부동산 투자 상품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고정인데 왜 은행 금리는 계속 오르는지 의문을 가지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대출 금리는 어떻게 결정되나요?
▶ 우선 대출 금리는 크게 ‘대출 기준금리’ 그리고 ‘가산금리’로 구성되는데요. 대출 기준금리는 금융기관이 고객에게 대출을 해드리는데 필요한 자금을 빌려오는데 적용되는 금리를 말합니다. 실제로 금융 소비자가 대출을 받을 때 작성하는 대출 약정서에는 대출 금리의 적용 기준을 명확히 하기 위해 ‘대출 기준금리’와 ‘가산금리’가 각각 표시됩니다. 이 둘을 합한 값이 최종 대출 금리가 됩니다.
여기서 말하는 대출 기준금리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랑은 차이가 있습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정부와 금융 정책을 운영해나가기 위한 금리입니다. 반면 대출 기준금리는 대출 상품을 위해서 만들고 이용하는 금리죠.
□ 가산금리는 어떻게 구성이 되나요?
▶ 가산금리는 리스크프리미엄, 유동성프리미엄, 신용프리미엄, 자본비용, 업무원가, 법적 비용, 목표이익률, 가감조정 전결금리 등으로 구성됩니다. 고객들이 대출을 받을 때 신용도가 중요하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는 가산금리 항목 중에 프리미엄이 있기 때문입니다. 개인의 신용도가 안 좋을수록 프리미엄이 높아지고 가산금리가 높아지죠. 프리미엄 외에도 가산금리에는 은행이 부담해야 하는 각종 비용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대출을 제공하기 위해 들어간 원가비용, 대출을 통해 금융기관이 얻고자 하는 수익인 상품 마진 등이 가산금리에 포함됩니다.
□ 대출 종류에 따라 적용되는 금리가 달라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주택 대출에 어떤 금리가 적용되나요?
▶ 주택 대출은 크게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로, 주택담보대출은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과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고정금리에는 ‘금융채 5년물’ 금리가, 변동금리에는 ‘코픽스’ 금리가 많이 사용되는데요. 현재 시중에서 많이 팔리는 상품을 기준으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드리자면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은 고정금리 5년 이후 변동금리로 전환되는 ‘혼합형 상품’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 상품들은 5년간 금융채 5년물 금리로 동일한 금리가 적용되다가 6년째부터 코픽스 금리가 적용되어 금리가 변동하게 됩니다. 단 여기서 보금자리론과 디딤돌대출은 제외됩니다.
반면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은 처음부터 코픽스 금리가 적용되어 일반적으로 6개월이나 1년에 한 번씩 금리가 재산출됩니다. 금리의 변동성에 따라 대출자의 원리금 상환액도 일정 시기마다 바뀌게 되죠.
전세자금대출의 경우 3개월마다 변동되는 단기 코픽스 금리를 쓰는 곳과 CD금리를 쓰는 곳으로 나뉘는데요. CD금리는 90일이 만기기 때문에 90일 금리라고도 불리는데요. 90일 동안 같은 금리가 적용되고, 그다음부터 90일 동안 새로운 금리가 적용되는 식으로 총 대출 만기 동안 금리가 조금씩 변하게 됩니다.
□ CD금리와 코픽스 금리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고 싶습니다.
▶ CD금리는 양도성 예금증서(Certificate of Deposit)의 앞자리를 따서 CD라고 부르는데요. 일반적으로 많은 금융기관들이 돈을 빌려올 때 CD금리를 기준으로 빌려오는 경우가 많아 과거부터 대출 기준금리로 많이 사용됐습니다.
코픽스(COFIX, Cost of Funds Index) 금리는 은행이 시장에서 조달하는 수신상품 자금의 평균 비용을 가중 평균해 산출한 평균 수신금리, 즉 은행이 고객에게 판매하는 예·적금 상품의 평균 금리를 말합니다.
□ 대출과 금리에 관한 정보를 미리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대출 금리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가 있습니다. 전국은행연합회 홈페이지에 가면 코픽스 금리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금리 추이가 어떻게 되는지, 금융기관별로 지난달 대출 금리가 몇 퍼센트였는지, 신용도 별로 금리는 어떻게 차이가 나는지 세세한 정보를 다 공시하게 돼 있습니다. 대출을 준비 중인 사람이라면 전국은행연합회 홈페이지에 방문을 해서 나한테 적합한 금리가 무엇인지 확인해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금리와 주택 가격의 관계, 주택 대출금리 상승에 대응하는 방법에 관한 윤 위원의 생각을 들어보겠습니다.]
/김수진 기자 wsjku@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