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문화유산으로 지역경제 살린다"

부산, 문화유산 문화상품 개발 사업 본격 추진
울산, 한글·역사·문화 특구 지정 등 다양한 사업 시도
충북·경북, 지역 문화유산 특화 콘텐츠 선보여

부산 지역 무형문화재 보유자의 작품을 디자인으로 개발해 적용한 문화상품./사진 제공=부산시

제574돌 한글날과 외솔 최현배 선생 서거 50주년을 기념해 지난해 10월 울산 중구 시내에서 개최된 ‘외솔 한글 한마당 축제’ 모습. /사진 제공=울산시

지방정부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문화유산을 활용해 각종 상품을 출시하거나 이색적인 관광상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볼거리와 먹을거리, 놀거리 등을 전통 문화유산에 접목해 지역관광 산업을 이끄는 한편 일자리 창출과 세수 증대의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겠다는 전략이다.


30일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부산시는 올해 ‘문화유산 문화상품 개발 2차년도 계획’을 수립해 추진 중이다. 지난해부터 5개년 계획으로 추진 중인 이 사업은 보조금 등 현금 위주로 이뤄지던 문화유산 정책에서 벗어나 문화유산 산업을 육성하고 문화재 관계자의 소득을 증진하는 문화유산 복지정책이다.





부산시는 지역 기능 분야 무형문화재 보유자의 작품 5종에 대한 디자인을 개발하는 사업에 착수했다. 불교 목조각의 전통 기술을 이어 받은 장인의 작품인 ‘목조각장’과 부산의 전통 하단돛배를 제작하는 장인의 ‘조선장’이 대표적이다. 예능 분야 무·유형문화재와 명승지 등에 대한 디자인 2종도 개발하기 위한 공모도 진행 중이다.


부산시는 올해 지난해 개발한 5종의 디자인을 입힌 우산, 스카프, 머그컵, 손거울 등 문화상품 12종에 텀블러와 학용품을 아우르는 다양한 시제품을 개발할 예정이다. 시제품에는 문화재 종목과 보유자 인증을 부착해 전국에 문화재를 홍보하고 보유자의 자긍심을 고취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민간 판로 개척을 위한 문화예술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텀블벅’ 입점도 지원한다.


문화재형 예비사회적기업 인증도 추진한다. 문화유산을 토대로 한 문화상품의 개발과 유통, 관리를 아우르는 체계적인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향후 문화상품 시장의 생태계를 조성하고 관련 산업을 육성하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는 게 부산시의 설명이다.


울산시는 한글학자 외솔 최현배 선생의 고향이 있는 중구를 ‘한글·역사·문화 특구’로 지정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한국을 대표 문화자원으로 육성하고 속도감 있게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부구청장을 단장으로 전 부서가 참여하는 한글도시추진단까지 꾸렸다. 박태완 울산 중구청장은 “올해는 한글의 문화적 가치를 높이기 위해 행정력을 집중하고 공공기관에서 먼저 정확한 우리말 쓰기 운동을 전개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지역문화유산의 가치와 매력을 알리는 특화 콘텐츠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앞서 부산시가 피란수도 부산의 문화유산 가치와 매력을 알리기 위해 개최한 ‘피란수도 부산 문화재야행’ 행사가 성공적으로 자리잡자 다른 지자체들도 경쟁에 뛰어들었다.


충북도는 문화재에 담긴 의미와 가치를 개발해 도민의 문화유산 향유 기회를 늘리기 위한 ‘지역문화재 활용사업’을 운영한다. 향교·서원 문화재, 전통 산사 문화재, 고택·종갓집 문화재 등을 다각도로 활용하는 것이 골자다. 고택·종갓집 문화재 활용 사업의 경우 괴산 홍범식 고가 등 조상들의 삶과 예지가 깃든 고택에서 숙박하고 역사 프로그램을 체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경북도는 다양한 문화·역사 자원을 상품화해 지역경제 활성화로 연결하는 방안에 주력하고 있다. 선비와 관련한 다양한 자원을 상품화한 영주시의 ‘힐링의 길-선비로드’가 대표적이다. 선비 옷을 입고 영주 소수서원과 선비촌에서 사군자화 그리기, 한과 만들기를 체험하고 정도전의 생가인 삼판서 고택에서 선비반상을 즐기는 당일 관광상품이다.


안동시의 ‘고택 공포 체험’, 영천시의 ‘맘 편한 별별 태교여행’, 문경시의 ‘문경새재 과거급제 체험’ 등도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전남도는 국난 극복에 앞장선 남도의병의 충혼을 기리고 정의로운 역사를 일궈온 남도민의 자긍심을 고취하기 위해 남도의병 역사박물관 조성 사업을 추진 중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문화상품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아 공공기관 우선 구매와 주요 기념품점의 입점을 확대할 방침”이라며 “KS마크와 같은 인증제도도 도입해 지자체가 개발한 문화상품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한편 지역문화유산을 접목한 이색적인 디자인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전국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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