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의 어원(Entrepreneur)은 프랑스어로 사람 사이(Entre)와 업을 창조하는 사람(preneur)의 합성어로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 사이에 기회를 추구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필요로 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하지만 거래가 가능한 것을 찾거나 만들어 그것을 주고받는 사람을 기업가라고 할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디지털·비대면 문화를 앞당기며 새로운 사업 영역을 활성화시키고 기회를 포착하려는 사람에게는 더 많은 기회의 창을 열어주고 있다.
바이오·의료나 비대면·온라인 서비스와 같은 4차 산업혁명 업종의 경우 신규 투자가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했고, 벤처 투자 10억 원당 고용 창출도 비대면 분야가 5.5명으로, 대면 분야 3.6명보다 높게 나타난 것만 봐도 그렇다. 이렇게 한층 넓어진 사업 영역에서 기회를 포착하는 기업가 정신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지게 될 것이다.
사실 우리가 생각하는 기업가는 기업가(企業家)와 기업가(起業家) 두 가지로 통용된다. 함께 쓰이고 있지만 전자가 기업을 운영하는 경영자의 의미라면 후자는 ‘세울 기’를 사용해 기업을 일으키는 것을 업으로 하는 사람, 즉 의미의 중심을 운영에 두느냐 설립에 두느냐의 차이다. 기업가 정신은 ‘기업을 일으키는 창업자’에게 필요한 자세와 정신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코로나19의 어려움 속에서도 신설 법인 12만 3,000여 개, 벤처 펀드와 벤처 투자도 각각 6조 6,000억 원과 4조 3,000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명실상부한 제2의 벤처 붐을 맞았다.
젊은층이 창업하려는 분위기도 늘었다. 2010년의 20~30대 인구수와 신설 법인 수를 2019년과 비교해 보면 인구는 3,000여만 명에서 2,800여만 명으로 7.4% 감소했으나 신설 법인은 오히려 1만 8,518개에서 3만 409개로 64%나 증가했다.
외부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지난 2월 블룸버그가 발표한 2021년 국가 혁신 순위에서 우리나라는 60개 국가 중 1위를 차지했다. 매년 전 세계 50여 개 국가의 창업 생태계 전반을 조사하는 글로벌 기업가 정신 모니터(GEM) 조사에서 우리나라는 성공한 창업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2011년 31위에서 2019년 7위로 뛰어올랐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도 45.1점에서 7.1점으로 급격히 낮아져 높은 창업 열기를 보여 주었다. 위기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포착해 창업하려는 기업가 정신이 자리 잡고 있다 할 것이다.
이에 정부는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모의 창업 교육과 자기 주도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청소년 비즈쿨 활동을 지원하고, 예비 창업자를 위한 온라인 창업 교육을 확대함과 동시에 디지털 전환 시대에 맞는 기업가 정신 교육 콘텐츠를 개발 및 보급하는 등 기업가 정신 확산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다.
디지털 전환 시대에는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하는 기존 대기업 대신 변화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고 기업가 정신이 충만한 우리 벤처·창업 기업이 주역이 될 것이다. 이러한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아마존·구글·애플과 같은 디지털 서비스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기업이 우리 스타트업과 벤처 기업에서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연승 기자 yeonv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