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 기성용(FC서울)이 경찰에 출석해 자신과 관련된 '성폭력 의혹'에 대해 5시간에 걸쳐 고소인 조사를 받았다. 앞서 기성용은 '초등학생 시절 기성용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한 이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기성용은 31일 오후 8시 1분께 서울 서초경찰서에서 경찰 조사를 받고 나와 "사실대로 진술했고 충분히 이야기했기 때문에 수사기관에서 적극적으로 조사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성용은 "제출할 수 있는 자료를 (경찰에) 제출했다"며 "수사기관에서 필요한 내용을 요청하면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고소인 조사는 오후 3시께 시작돼 약 5시간 동안 이뤄졌다.
이번 논란은 지난달 24일 A씨와 B씨가 전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축구부 생활을 하던 2000년 1월부터 6월까지 한 선배 선수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하며 촉발됐다. 당시 폭로에서 기성용의 이름은 언급되지 않았지만 지역·시기 등을 감안했을 때 이들이 지목한 가해자가 기성용이라는 것이 특정됐다.
기성용은 폭로 직후 해당 의혹이 사실무근이라고 반발했다. 지난달 27일 프로축구 K리그1 개막전 뒤 기자회견을 자처해 결백을 주장하기도 했다. 당시 기자회견에서 기성용은 "증거가 있으면 빨리 내놓고 해명을 하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A씨와 B씨 측은 기성용이 소송을 걸어오면 이를 법정에서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결국 기성용은 지난 22일 의혹 제기자 A씨와 B씨를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소했다. 서울중앙지법에 5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제기했다.
/김태영 기자 young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