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참여 정책형 뉴딜펀드가 예상 밖의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이틀간 전체 판매 예정액 1,400억 원 중 570억 원어치가 팔려 나갔다. 전문가들은 뉴딜펀드가 20%까지 사실상 손실을 보전해준다는 것은 장점이지만 비상장·중소·중견 기업 등의 메자닌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다는 점은 감안하고 투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31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국민 참여 정책형 뉴딜펀드 판매 개시일인 29일부터 30일까지 총 570억 원어치가 판매됐다. 증권사의 경우 IBK투자증권을 제외하고는 판매 물량이 동났다. 한투·하금투 등은 사전 마케팅에서 판매 예정액보다 많은 예약이 들어오면서 첫날 완판됐다. 특히 유일하게 온라인으로 판매한 한국포스증권의 경우 29~31일 사흘간 판매를 진행했는데 매일 아침 9시 개시 직후 물량이 소진됐다. 포스증권 관계자는 “선취판매 수수료 1%가 없다는 점 때문에 ‘스마트 투자자’들이 몰린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증권사보다는 속도가 더디지만 은행권에서도 조기 완판이 예상된다. 뉴딜펀드는 당초 16일까지 판매가 예정돼 있다. NH농협은행의 관계자는 “특별히 마케팅을 하지 않았는데도 고객들이 뉴스를 보고 찾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뉴딜펀드에 대한 투자 열기가 예상 외로 뜨겁지만 장단점과 투자 대상 자산의 성격을 따져가며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가장 큰 장점은 20%까지 사실상 손실이 보전된다는 것이다. 이번에 조성되는 뉴딜펀드 규모는 총 2,000억 원으로 이 중 600억 원은 정책금융에서 대고, 약 1,400억 원은 일반을 대상으로 투자자를 모집한다. 손실이 발생하면 정책금융 자금에서 먼저 손실을 흡수한다. 약 20%의 손실이 발생할 때까지는 일반 투자자들이 원금을 건질 수 있다. 만약 30%의 손실이 나면 일반 투자자들도 10%의 손해를 봐야 한다.
특히 전문가들은 이번 뉴딜펀드의 성격상 기존 소부장 정책 펀드와 같은 ‘제2의 대박 펀드’를 기대하면 안 된다고 지적한다. 2019년과 2020년 각각 출시됐던 정책 펀드인 필승코리아펀드나 소부장재간접펀드의 지난 1년간 수익률이 현재 기준 각각 100%와 30%를 넘어서고 있다.
뉴딜펀드의 경우 총 10개의 사모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공모재간접펀드로 결국 사모펀드들의 수익률에 성과가 달려 있다. 사모펀드들은 뉴딜 관련 기업에 60% 이상을 투자해야 하고, 특히 뉴딜 관련 중소·중견 기업에 50% 이상의 자금을 넣어야 한다. 삼성전자·현대차와 같은 일반 상장기업은 20% 이내에서만 투자가 가능하다. 10개 사모 헤지펀드의 운용 전략을 살펴보면 상당수가 절반 이상을 중소·중견 기업의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메자닌에 투자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비상장 기업도 투자 대상이다. 신한운용 관계자는 “사실상 메자닌에 60~70%를 투자한다고 봐도 된다”며 “반도체·배터리·자동차 업종의 대형 주가 주도하는 코스피 지수 흐름과는 다른 ‘저위험 중수익 펀드’라고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4년간 자금이 묶이는 것은 최대 단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권 교체에 따른 정책 변경 리스크도 염두에 둬야 한다”며 “1년 후 증시를 내다볼 수도 없는데 4년 후에 찾을 수 있는 펀드에 큰 자금을 넣는 것은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KB운용에서 설정하는 300억 원 규모의 뉴딜펀드의 경우 1일부터 KB국민은행과 KB증권을 통해 판매된다.
/이혜진 기자 has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