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DA "北 핵탄두 소형화, 각종 미사일에 탑재 가능한 수준"

이상민 연구위원 1일 미디어데이에서 진단
"북핵, 핵강국 열핵무기 수준엔 아직 부족"
수소탄 아닌 증폭핵분열탄 개발 수준 평가
최근 미사일 발사는 스커드 대체 차원인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 두 번째)이 핵탄두 모형을 살펴보는 모습. 북한은 지난 2017년 9월 3일 6차 핵실험 이후 해당 사진을 관영 언론을 통해 공개했다. /조선중앙통신 AP 연합뉴스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를 이미 각종 탄도미사일에 대부분 탑재 가능한 수준까지 달성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상민 한국국방연구원(KIDA) 안보전략연구센터 연구위원은 1일 서울 동대문구 KIDA본원에서 개최된 ‘미디어데이’행사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역량을 묻는 질의에 이 같은 취지로 답변했다. 그는 우선 북한이 과거 두번에 걸처 각각 ‘둥근 돔’모양과 ‘장구’모양의 핵탄두 모형을 공개했음을 환기했다. 이들 탄두에 대해 그는 “직경은 70cm로 보고 있으며 그중 장구형은 직경 70cm, 길이 1m정도로 생각하고 있다”며 “그 정도 크기가 각종 미사일 탑재 가능한 것인가를 놓고 (세간에선 핵탄두의) 소형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만 (북한의) 미사일에 대한 외형, 스펙이 나와 있기 때문에 거기에 대입해보면 (두 가지 핵탄두는) 대체로 (각종 미사일에) 다 탑재가능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달 25일 북한이 시험발사한 ‘신형 전술유도탄(KN-23, 북한판 이스칸데르 개량형 추정)’에도 북한 핵탄두가 탑재 가능한지에 대해 이 연구위원은 “꼭 그렇진 않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개발한 핵탄두의 위력에 대해 이 연구위원은 다소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북한이 2017년까지 총 6차례에 걸쳐 핵실험을 하면서 마지막 6차 실험에 대해 수소탄 실험이라고 밝혔지만 현 상태에서 북한이 수소탄을 보유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성급한 판단이라는 게 이 연구위원의 진단이다. 핵실험은 처음부터 핵탄두를 가지고 하는 것이 아니라 ‘핵장치’를 가지고 하며 그런 실험들이 반복된 후 마지막 단계에서 핵탄두 실험이 가능하지만 북한은 이제 딱 한 번만 자칭 ‘수소탄 실험'이란 것을 했다는 게 이 연구위원의 지적이다. 그는 “북한이 (6차 핵실험 발표 당시 ) 위력을 일부러 낮춰다라는 표현을 썼지만 핵강국들이 보유한 핵융합·열핵무기 수준까지 가기엔 아직 부족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북한이 수소탄이라고 이야기 할 땐 ‘증폭 핵폭탄’(증폭 핵분열탄)까지 포함해 수소탄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저는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폭 핵분열탄은 수소탄처럼 핵분열을 위해 핵융합 반응을 활용하지만 수소탄과 달리 핵분열로 다단계 폭발에는 이르지 않는다. 이로 인해 증폭 핵분열탄의 위력은 수소탄보다 낮은 40~150kt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이 보유한 핵탄두의 수를 묻는 질문에 대해 이 연구 위원은 핵탄두를 얼마나 소형화할 수 있고, 얼마나 핵물질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핵탄두의 수량은 천차만별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 북한의 영변 핵시설 단지에서 증기가 포착된 점과 관련해선 “(핵무기용) 플루토늄 생산용으로만 한정해 바라볼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달 북한이 KN-23을 시험발사한 배경에 대해 액체연료 기반의 구형 스커드 미사일을 고체연료 추진 방식으로 대체하는 과정의 일환으로 해석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사례를 소개했다. 러시아가 과거에 액체연료 기반의 스커드미사일을 개발하고 나서 이를 고체연료 방식 미사일로 대체하려고 일명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개발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북한이 기존의 스커드 미사일을 대체하기 위해 사거리 연장 등을 위해 추가적인 미사일 개량 및 시험발사를 계속 할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일반적으로 액체 연료 기반의 미사일은 연료 주입에 수십분이 소요되고, 보관 및 기동에 제약이 있어 북한은 고체 연료 미사일을 개발한 상태다.


/민병권 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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