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지킨 육군 뒤에서 헌신한 가족들..."배우자 따라 10여번씩 이사, 나홀로 출산도 견뎠죠"

남영신 육참총장 1일 '자랑스런 육군 가족상' 시상
50쌍 부부 선발해 감사패, 가념품, 상금 등 전달

남영신(앞줄 가운데) 육군참모총장이 1일 용산 육군회관에서 '제1회 자랑스러운 육군 가족상 시상식'을 열고 수상자 가족, 행사 후원 기관·기업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육군

육군이 군인·군무원인 배우자를 위해 헌신해온 가족들에게 시상하며 고마움을 전했다. 군인 직무의 특성상 가족들은 잦은 주거지 전환, 배우자의 임무수행중 부상위험, 경제적 어려움 등의 고난을 겪어왔지만 이를 딛고 화목한 가정을 일구어 군인이 국방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한 것을 치하하는 차원의 행사다.


남영신 육군참모총장은 1일 용산 육군회관에서 ‘자랑스러운 육군 가족상’시상식을 열였다. 수상자 대상자들은 부부 50쌍이었다. 수상자들은 부대별 추천 및 심의, 군인가족 수기 공모를 통해 선발됐다.


이날 시상식 현장에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전체 수상자중 10쌍이 참석했다. 나머지 40쌍은 주거지역별 부대로 초청 받아 화상 연결 방식으로 행사에 동참했다. 수상한 군 가족들에게는 감사패, 기념품, 상금 100만원씩 등이 전달됐다. 또한 4박5일의 포상휴가증이 전달됐다.


이번 행사에선 군인가족으로서 최소 20년 이상 자신의 삶을 희생하면서 군인 배우자를 지탱해줬던 사연들이 소개돼 감동을 더했다. 28사단 변수진 중령의 남편인 오광중 목사는 19년전 결혼 후 잦은 보직 이동 등으로 12번이나 이사를 다녀야 했다. 그 과정에서 자녀들은 7~8번씩 전학하는 것을 감내했다. 서울에서 목회활동을 하고 있는 오 목사는 7년째 장거리 출퇴근을 감수하면서 아내를 따라 대전, 홍천, 계룡, 양주로 주거지를 옮기기도 했다. 오 목사는 "요즘도 왕복 4시간이 소요되는 장거리 출퇴근을 하고 있지만, 가족과 함께 있는 시간에서 얻는 행복과 기쁨을 생각하면 감사하는 마음이 더 크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28년차인 문은수 특수전사령부 중령의 아내 오귀숙 씨도 결혼후 18번이나 이사를 다녀야했다. 이런 고충을 겪으면서도 세 자녀를 잘 키워 큰 아들 및 둘째 딸은 육군 장교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오씨는 “유난히 특전사 근무가 많았던 남편이 훈련과 파병 등으로 자녀들 출산 때 함께 있지 못했고 훈련 중 사고로 큰 부상을 입어 수술과 재활해야 했던 일들로 노심초사했던 일도 많았지만, 돌이켜보면 추억과 행복이 가득하다”도 회상했다.


21년차인 백영호 항공작전사령부 원사의 아내 김소연 씨는 원래 학창시절 여군지망생이었다. 우연히 신문에서 특전여군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했다고 한다. 비록 선발되진 못했으나 당시 모병관이던 남편을 만나 화촉을 밝혔다. 이후 군인가족으로 남편을 따라 강원도 인제에 있는 최전방 부대 군 숙소에서만 14년을 거주하는 등 어려움을 마다하지 않았다. 네 아들을 둔 김씨는 “고생했던 기억도 있지만, 부하들과 아이들에게 존경받는 남편과 번듯하게 잘 자라준 아이들을 보면 감사할 따름이다”고 사연을 전했다.


20년차인 김석현 55사단 상사의 아내 윤근해 씨는 22살의 어린 나이에 첫째 아이를 가졌다. 당시 일병 계급이던 김 상사는 아이를 키울 여건을 갖추지 못해 고민하다가 행정보급관의 권유로 부사관이 됐다. 결혼식도 올리지 못 했을 정도로 경제적 어려움이 컸지만 중대장, 행정보급관이 사용하던 TV, 세탁기, 냉장고 등을 받아 신혼살림을 꾸릴 수 있었다. 역경을 딛고 혼인신고후 7년만에 결혼식을 올린 김 상사 부부는 현재 두 자녀를 키우며 행복한 가정을 이룬 상태다. 김 상사 부부는 "전우들의 배려와 도움이 없었으면 제대로 된 가정을 꾸리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육군의 일원임을 감사하면서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남 총장은 이날 시상 행사에서 "장병들이 국가방위에 전념할 수 있도록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배우자를 든든히 지원해 주신 가족 여러분의 인내 어린 헌신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육군은 군인가족의 행복과 자부심 향상을 위해 다양한 정책들을 적극적으로 추진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민병권 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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